왜 녹색성장인가
농업·농촌은 지구 살리는 ‘구원투수’
‘JP모건 10억달러 한국 녹색산업에 투자’ ‘정유업계 저탄소녹색에너지기금 150억 규모 조성’…
요즘 어디를 가나 온통 녹색 얘기다. 기후변화와 함께 자원위기에 따른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된 저탄소 녹색성장은 단연 전 세계적인 관심사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은 녹색성장의 가장 중요한 정책 수단인 탄소배출권 관련 법안을 마련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농업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농업 분야는 다른 산업과 달리 녹색성장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농업이 온실가스를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데다, 감축 잠재력도 높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부족 등 지구환경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새로운 발전전략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산화탄소(Co2) 등 온실가스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경제성장을 이루는 새로운 국가 발전 패러다임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일명 환경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 녹색성장(Green Growth)인 셈이다.
특히 미국은 녹색성장의 가장 중요한 정책수단인 탄소배출권 제도 관련 법안을 수립하는 등 신속히 움직이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다른 선진국 역시 마찬가지.
우리나라도 최근 2020년까지 폐자원이나 농업부산물 등을 활용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인 ‘저탄소 녹색마을’ 600곳을 조성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또 온실가스 배출을 전망치(2020년 8억1,300Co2(이산화탄소)t) 대비 21％, 27％, 30％까지 줄이는 3가지 감축 목표 시나리오를 마련해 올해 말까지 최종 확정짓기로 했다. 2020년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설정한 온실가스 감축 중기 목표연도다.
녹색성장의 주축을 이루는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는 올해 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UNFCCC에서 그 틀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탄소배출권시장 규모는 2020년이면 천문학적 수준인 2조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처럼 녹색성장이 대두되면서 농업 분야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농업은 다른 산업보다 적은 비용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데다, 감축 잠재력도 매우 높은 산업이기 때문이다.
노기안 농촌진흥청 기후자원연구실장은 “농경지 온실가스 배출량은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도 전체 농업 분야 발생량의 15％까지 줄일 수 있다”면서 “특히 2030년까지 다양한 기술 개발 등을 통해 감축 가능한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전체 농업 분야 발생량과 엇비슷한 55억~60억Co2 t에 달한다”고 말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농업부문의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68억Co2 t으로 지구 전체의 10~14％를 차지한다.
온실가스 발생 저감기술 개발 분야로는 논의 물 관리를 비롯해 작물·토양·퇴비 관리, 메탄의 분리 포획이 가능한 가축 사육시설, 농약 저감 기술, 이산화탄소를 많이 축적하는 품종 개발 등이 거론되고 있다. 농업은 또 대부분의 바이오에너지도 제공한다. 옥수수와 유채 등 작물과 가축분뇨, 목재 등이 재생 가능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것이 그 좋은 사례다. 조정래 경상대 교수는 “최근 들어 농업 분야가 녹색성장의 새 성장축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면서 “선진국이 녹색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우리도 녹색성장의 주춧돌인 온실가스 저감 기술에 대한 연구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