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어둠의 時代에 빛이 있었습니다. 칠흑 같은 암흑에서 찬란한 광명입니다. 이 지역에서 절망을 넘어 희망을 일깨웠습니다. 못 먹고 못 살던 식민지 백성에게 기댈 수 있는 구명대였습니다. 해방 후 혼란기 바르게 살도록 앞장서서 행동으로 계도했습니다. 업적은 위대하나 사후에 모든 게 서서히 잊혀지는 인물이 쌍천(雙泉) 이영춘(李永春 ) 박사입니다.

  쌍천(雙泉) 이영춘(李永春 ) 박사 심포지엄에 기대를 걸며, 제가 겪고 아는 바를 말하겠습니다. 박사님은 평남 용강에서 탄생하시고 세브란스 의전을 졸업하시고 최초 국내 의학박사가 되시고, 개정병원에서 평생을 환자 진료로 생을 일관하시며 80년대 지역민들의 애도 속에 영면하셨습니다. 50년대는 전주예수병원 다음은 전북선 개정병원이었습니다. 성가가 드높던 개정병원이 이젠 사라졌습니다. 매우 가슴 아프고 착잡합니다.
 
 박사님께서 개정병원에서 제일 힘쓴 것은 개인 위생입니다. 지금 잣대론 상상할 수 없지만 50년대 개인 위생은 엉망진창입니다. 횟배앓이로 고생하는 사람이 무척 많았다. 개정면 사람에겐 기생충약을 무료 배부했고, 집집마다 변소간을 만들어 제공하고 똥을 완전히 썩여 거름으로 사용하도록 대형 거름통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개정병원서 담당했습니다. 고향도 아닌 아무런 연고도 없는 생판 타향에서  지역민을 식구처럼 참사랑으로 성심성의를 다해 대했습니다.
 
 영악해 그런 돈으로 부동산 투기를 했다면 군산시 일부는 이영춘 박사 소유지가 될 거라고 지역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하나 박사님은 이윤추구는 도외시 하고 오직 지역민들의 건강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 仁術을 베푼 聖醫입니다. 그러기에 그립습니다. 외지에서 온 의사 선생님들은 자식들 교육을 통학구인 개정초등학교를 외면하고 제일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이영춘 박사님의 두 아들인 이주삼은 저보다 1년 선배이고 이주훈은 2년 후배라 초등학교 및 중고교를 함께 다녔습니다. 군산중학교까지 걸어서 다녔다. 박사님네 경제라면 차를 타고 다닐 수 있는데도 동네 아이들과 똑같은 생활을 시켰다. 의사 아들이란 특혜는 없고 농사꾼 자식이나 진배없었다. 돈은 자식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 건강을 위해 전력투구하셨다. 여성교육을 중요시해 개정간호학교를 설립해 많은 간호사를 배출했다.
 
 이런 이영춘 박사의 업적은 미국까지 알려져 시그레이브 기념병원으로 새롭게 도약했다.  시그레이브는 버마서 헌신한 미국인 의사다. 바로 이영춘 박사님께서 하신 일과 부합되기에 개정시그레이브 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흔히 이영춘 박사님을 한국의 슈바이쳐라 하나 그보다도 더 많은 공헌을 하신 분이다.
 
 청십자 운동을 전개한 장기려 박사님도 참다운 인술을 베풀었기에 인구에 회자되지만, 이영춘 박사의 업적엔 비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장기려 박사께서 활약하신 부산엔 많은 인재를 배출해 그 업적이 도드라지는데 반해, 이영춘 박사님의 혜택을 받은 이곳 주민들 중엔 특출한 사람이 없기에 그렇다. 가슴으로 흠모하여 세상에 알리지 못 해 이영춘 박사님의 공적은 잊어지고 있다. 20세기 이 땅을 살고 간 의료인 가운데 참되고 헌신적인 인술을 베풀고, 우리 곁을 떠난 聖醫는 쌍천(雙泉) 이영춘(李永春 ) 박사님뿐이다.

  晩時之歎이지만, 이 시대의 빛인 聖醫 이영춘 박사님 업적은 제대로 평가받고 면면히 이어가도록 군산시민의 역량 결속이 요망된다. 그 시발점이 심포지엄이 계기가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