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 김수환 추기경은 2월16일 선종(善終)을 하면서 ‘고맙습니다, 모두들 사랑하세요’ 라고 국민에게 마지막 멧세지를 남겼다. 그리고 두 눈을 앞을 못 보는 사람에게 선물했다. 40만 인파가 차가운 날씨에도 묵묵히 질서 있게 장시간을 기다리며 조문을 했다.
 
 김 추기경은 종교인이기 이전에 애국자라고 나는 믿는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평생을 베풀기만 하고 떠나셨다. 참 지도자의 모습이었다.

 각급 조직에는 모두 지도자가 각각 있게 마련이다. 정치에는 정치지도자, 행정에는 행정의 지도자, 지방에는 지방을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이 있다. 모두 애를 쓰지만 평가는 각각 다른 것 같다.
 군산은 새만금개발사업을 전개하면서 희망에 차 있다. 오랫동안 타 지역에 비해 낙후하고 ‘떠나는 군산’이라는 오명을 받아 왔지만 지난 몇 년 사이 군산의 감소만 하던 인구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군산에서 사업하기 어렵다고 하던 말은 옛말이 되었다. 현대중공업을 유치하기 위해 삼고초려가 아니라 60고 초려를 한 시장의 노력이 있어 군산에 많은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도자의 공은 이렇듯 빛난다. 교육부문도 아이를 낳으면 전주로 서울로 보내야 교육을 하는 것으로 알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 군산이 교육행정 1등 도시로 선정이 되었다. 군산고교가 개방형 자율학교로 지정이 된 후 새로 영입한 교장이 벌써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군산 학생들의 서울대학 진학이 많아졌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새만금사업이 활기를 띄게 되면 군산의 꿈은 영글어 갈 것이다. 이륙하는 비행기의 조종사는 가슴이 벅찰 것 같다.

 의욕이 넘치는 지도자는 많다. 그러나 꿈이 있다고 의욕이 강하다고 모두 해내는 것은 아니다. 

 군산시에는 벌써부터 ‘내가 해야 군산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알려지지 않은 유능한 인물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표를 받을 사람이나 표를 줄 사람이나 지도자를 선택하는 문제는 깊이 생각해야 한다. 

 군산이 발전하려면 어떤 경륜을 가진 인물이 지도를 하면 되겠다는 판단은 정확해야 한다. 군산시의 발전은 오늘을 사는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후손들이 영광된 도시에서 살게 할 것이냐 낙후된 도시에서 살게 하느냐를 결정짓는 사안이다. 욕심과 인정에 끌려 결심을 할 일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서로 사양하고 유능한 분을 옹립하는 모양새가 되면 하늘로 가신 김수환 추기경도 흐믓해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