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이라 여겨졌던 장애인과 함께하는 히말라야 희망원정대가 칼라파타르 정상에서 희망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이에 본지는 총 3회에 걸쳐 김성수 히말라야 희망원정대 단장의 성공 원정기를 기행문으로 연재합니다.
《전체일정》
군산(인천) - 카트만두(1일) - 루클라 - 체플릉(2일) - 팍딩 - 몬주(3일) - 조르살레 - 남체바자르(4, 5일) - 캉주마(6일) - 풍기텡가 - 텡보체 - 데보체(7일) - 사마레 - 딩보체(8, 9일) - 로부체(10일) - 고락셉 - 칼라파타르 - 고락셉(11일) - 로부체 - 듀클라 - 페르체(12일) - 팡보체 - 데보체(13일) - 남체바자르(14일) - 팍딩(15일) - 누클라(16, 17일) - 카트만두(18일) - 인천공항(19일) - 군산(20일)
신들의 땅 히말라야 !
히말라야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고, 신들의 영역이라고 합니다. 신의 허락이 없이는 그 누구도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다는 히말라야, 세계의 등뼈라 불리는 거대한 산.
항상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만이, 대자연 앞에 겸손할 줄 아는 인간만이, 신들의 영역인 히말라야에 초대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 솔직히 설레임, 기대감, 그리고 두려움이 교차하였습니다.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하지만 떠났습니다. 성스러운 신들의 땅으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 만한 추억과 강렬한 기억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히말라야에 발을 들여 논 사람들의 70%가 다시 히말라야를 찾는다고 합니다.
인천공항을 출국하면서
5월7일 1일차(군산-인천공항→네팔 카트만두 약 6시간 10분소요)
일정 : 군산시문문화회관(02:25) - 인천공항 도착(05:50) - 인천공항 출발(08:55)- 카트만두 도착(15:05[현지시간 11:50, 이후 현지시간 임) - 스와얌부나트(13:35) -안나푸르나호텔(14:50)
새벽2시 군산시민문화회관에 집결하여 간단히 짐 정리를 하고 기념촬영후 02시 25분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차량안에서 공통장비 담담 배정을 받고 잠깐 차안에서 잠을 청한 뒤 화성휴게소에 도착하여 라면과 우동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출발하여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공항에서 티엔씨 여행사 황석연 팀장과 미팅을 한 후 06시55분 출국수속을 시작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공통 장비 무게가 225kg으로 100kg을 줄이란다. 할 수 없이 부식으로 사간 통조림 및 고추장 찰떡파이 등을 빼내고 겨우 수속을 마친다. 07시55분 출국심사대를 통과하여 21번 게이트 앞에서 탑승을 기다린다. 08시 25분 장애인 대원부터 탑승을 시작하여 08시55분 인천공항을 출발한다. 도착 50분 전 우측으로 히말라야 설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림잡아 칸첸중가, 에베레스트, 로체, K2 가 멀리 보이는 것 같다.
카트만두 트리뷰반 공항에 15시05분(네팔시간 : 11시 50분)에 도착한다. 짐을 찾고 입국수속을 마치고 빠져나오니 12시15분이다
현지 가이드 덴디 사장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카트를 밀고 가는데 현지인이 와서 카트를 밀어준다. 알고 보니 나중에 수고비를 요구한다. 차창 밖에서는 아이들이 코리안 머니를 달라고 차가 떠날 때 까지 애원한다. 모든 준비를 완료 하고 1시55분 공항을 출발하는데 오늘 날씨가 30도가 넘는다고 하니 무척 더운 날씨이다.
오후 일정에 따라 버스에서 스와얌부나트(일명 몽키템플) 불교성지로 가는 길에 우리들은 호기심어린 눈으로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자동차 클락션 소리와 오트바이, 자전거 완전 장난이 아니다. 스와얌부나트로 가는 도중 결혼식 광경이 거리에서 펼쳐진다. 차에다 장식을 하고 밴드까지 동원되었다.
13시35분 스와얌부나트(몽키템플)에 도착한다. 스와얌부나트 사원은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 서쪽 언덕에 있는 불교 사원이다. 주변에 원숭이들이 많이 살고 있어 원숭이 사원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1979년 유네스코에서 카트만두 계곡에 있는 7개의 주요 문화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였는데, 스와얌부나트 사원도 그 중 하나이다. 카트만두 계곡에서 카트만두 중심과 가까우면서도 높은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서 카트만두 시내 전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스와얌부나트 기단부는 마니차 Mani wheel가 세워져있어 순례자들과 관광객들이 마니차를 돌리며 지나간다. 티벳 불교 사원이 그러하듯 반드시 시계 방향으로 순례를 해야 한다. 마니차는 불경 만트라(mantra)중에 가장 중요한 ‘옴마니반메홈’을 새겨 넣은 것으로, 마니차 내부에는 실제 불경을 넣어둔다. 마니차를 한 번 돌리면 불경은 한 번 읽는 것과 같다고 믿는데, 그 만큼 타인에게 자비를 베풀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14시25분 스와얌부나트(몽키템플)를 출발 14시52분 안나푸르나호텔에 도착한다.
18시00분 호텔로비에 모여 저녁식사를 위해 한국인식당인 정원에서 식사를 한후 호텔에 들어와 내일부터 시작될 15일간의 등반을 위한 휴식을 취했다.
스와얌부나트 기단부는 마니차 Mani wheel이 세워져있어 순례자들과 관광객들이 마니차를 돌리며 지나간다.
5월8일 2일차(카트만두 → 루클라 2,840m → 체풀릉 2,660m) 고도 -180m
일정 : 기상(04:40) - 카트만두에서 국내선 비행기 출발(06:30) - (08:55)- 루클라 도착(07:05) - Number 롯지(아침 및 점심) - Number 롯지 출발(12:15) - 채풀릉 도착(13:57) Norbu Linkha Lodge 숙박
새벽 4시40분에 모닝콜인데 4시 이전에 잠에서 깬다. 준비를 마치고 호텔로비에 모여 도시락을 받아들고 비행장으로 이동하는데 버스로 30분 거리이다. 우리들은 06시 첫 비행기를 타야 했다. 날씨 관계로 한번만 뜰 수도 있기 때문이다. 18~23명이 정원이라 우리팀은 2개조로 나누어 비행기를 탑승한다. 경비행기로 30여분 걸리는 비행 동안 창밖으로 히말라야 산맥을 한눈에 볼 수 있다.(루클라로 갈 때 항공기의 좌측 창가에 앉으면 히말의 멋진 경관을 감상 하실 수 있음)
에베레스트는 인도의 측량국장 앤드루 워가 1846년부터 1855년까지 히말라야 산계의 3각측량을 계속하였는데, 특히 히말라야의 고봉 79개를 커다란 경위의(經緯儀)로 정밀 측정한 결과, 1852년까지 피크 15(인도 측량국 번호)라고만 부르던 이 산이 세계 최고임을 확인하였다. 현 지명이 1865년까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측량국장 워의 제창으로 전임자 에버리스트의 공적을 기려 마운트 에베레스트라고 명명하였다. 히말라야의 산 이름에 개인의 이름을 붙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후 몇 가지 명칭이 보고되었는데, 티베트에서 옛부터 초모룽마(Chomo Lungma:세계의 母神이라는 뜻)라는 이름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특히 스벤 헤딘이 프랑스 예수회가 제작하여 1733년에 공간(公刊)한 지도에 이 명칭이 사용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초모룽마로 고칠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으나 찬성을 얻지 못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아시아의 국가들이 잇달아 독립하여 양상이 바뀌었는데, 특히 중국은 주무랑마[珠穆朗瑪] 이외의 명칭을 인정하지 않으며, 네팔에서는 사가르마타(Sagarmatha)라 부른다. 에베레스트 최초의 공식높이는 약 8,840m였는데, 이는 1852년 에베레스트에서 백 수십km나 떨어진 벵골평야의 6개 기점에서 측량한 것이다. 그뒤 밸러드는 약 8,880m, 헌터는 약 8,863m라고 주장하였다. 1954년에는 가라티가 약 8,848m라는 새 수치를 발표하였는데, 이를 1975년부터 공식높이로 삼고 있다. 1999년 5월 미국탐험대는 GPS 장비를 이용하여 이 산이 8,850m라고 밝혔으나 네팔 정부는 공식적인 높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한 2005년 중국의 정부 기관에서 다시 측정한 이 산의 높이가 8844.4m라고 밝히기도 했다
06시 30분 우리가 탄 경비행기는 심하게 소음을 내면서 이륙하여 07시05분 루클라 공항에 착륙했다. 공항은 아주 작았고 200m정도의 짧은 경사진 활주로를 착륙 할때는 오르막으로 착륙하고 이륙 할때는 내리막으로 이륙한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다. 거대한 설산 봉우리 2개가 우리들을 반겨주고 있다.
아침에 가지고온 도시락과 계란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우리일정은 오늘 체풀릉 까지만 가기로 되어있어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출발하기로 한다. 오늘 오후부터 본격적인 원정일정이 시작 되는 것이다. 낙오 되지 않고 보름이나 되는 산행을 무사히 마처낼지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내 마음은 희열로 가득 찬다.
한참 휴식 후 11시 Lukla Number hotel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난뒤 12시 15분 누크라를 출발한다. 전기수대원은 휠체어로 그 밖의 대원은 도보로 이동한다. 본격적인 원정일정이 시작되었다. 루크라를 출발, 오늘은 체플룽 운행을 하기로 했다. 그다지 험한 코스도 아니고 고도도 내려가는 길이라 첫날이라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걷기로 했다.
루클라는 임자(Imja) 계곡과 공글라봉(Gonglha; 5813m) 사이의 급경사면의 중간에 위치해 있는 마을이다. 아래의 두시코시 계곡은 루클라보다 600m 정도 낮은 협곡이다. 대개 히말라야 산간 마을들은 이와 같이 경사진 곳에 있다.
여기서부터 길은 계곡과 평행선을 그리며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우리 원정대 지나가는 모습을 현지인들이 호기심으로 쳐다본다. 아마 휠체어를 타고 히말라야를 가는것은 우리팀이 최초가 아닌가 싶다. 특히 김현수 대원을 보면 서로 웃으면서 다른 사람까지 불러낸다. 이곳에서는 키작은 사람을 보지 못하였던 것 같다. 복잡하고 비좁은 상가들을 지나니 Gate가 나오는데 아치 밑으로 들어가면 루클라를 벗어나 본격적인 히말라야의 품으로 들어가게 된다. 아치위의 석상은 네팔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셀파 ‘파상 라무’이다.
‘쿰부(Khumbu)’지역은 히말라야 산맥 동쪽 에베레스트의 남쪽 지방을 말한다. 네팔의 40여개 종족 중 주로 티베트에서 이주한 우리와 거의 비슷하게 생긴 ‘셀파족’들이 살고 있으며, 종교는 주로 ‘티베트 불교’, 즉 ‘라마교’이다. 이들 셀파족들은 집안 곳곳에 ‘달라이라마’의 사진과 티베트의 수도 라싸에 있는 ‘포탈라궁’ 사진을 걸어 두고 빼앗긴 고향으로 돌아갈 날들을 기다리고 있다.
Gate를 지나 내리막길로 내려가 비교적 넓은 산길을 따라 내려간다. 조금 올라가니 한쪽다리가 없는 절단장애인이 목발을 짚고 내려오고 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분이 칼라파타르 까지 다녀왔단다.
13시50분 채플룽 입구를 지나고 평온한 전원마을을 지나 13시57분 체풀릉 Norbu Linkha Loage에 도착한다. 오늘 등반 일정은 비교적 짧은 일정이지만 계획대로 여기에서 마친다.
방 배정을 받고 밖에 주변을 둘러보러 나가다가 하산을 하는 한국 여성 한분을 만난다. 서울에서 온 심희균 이라는 아가씨인데 오늘로 22일째인데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칼라파타르, 고교를 거쳐 내려오는 길인데 아가씨 혼자서 다니는게 대단하게 생각된다. 산 능선에 사원이 있어 올라가려고 하였으나 비가 내리고 있어 가는 것을 포기하고 롯지로 돌아온다.
저녁 식사 후 우리가 숙박을 하기로한 롯지가 방이 부족하여 몇 분은 다이닝룸에서 잠을 자기로 한다. 다이닝룸 의자에 침낭을 깔고 누워있는데 오늘 날씨 때문에 축전지가 충전이 잘 안되어 전기는 일찍 끊어지고 일정이 빨리 끝나 할일 없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다. 한참 후 다이닝룸 창문밖을 보니 달빛에 비치는 꽁데(6,187m) 봉우리가 설산으로 변해있다. 이곳 아래쪽은 비가 왔으나 꽁데 봉우리에는 눈이 내린 것이다. 밖으로 나가 사진을 촬영하고 잠자리에 들어가 히말라야에서의 첫밤을 보낸다.
5월9일 3일차(체풀릉 2,660m → 팍딩 2,610m → 몬주 2,835m) 고도 +175m
일정 : 기상(06:00) - 아침식사(07:00) - 체풀릉 출발(07:55)- 팍딩 도착(11:47), 점심 - 팍딩 출발(13:05) - 벵카 도착(14:40) - 16:20 몬주 도착(16:20) Monju Guest House 숙박
다이닝룸에서 여러명이 잠을 자다보니 오늘 기상시간이 6시인데 4시 전부터 잠이 깨진다. 박채금 대원님이 나갔다 들어오시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따라 들어와 강아지 소리에 잠이 다 달아났다. 박채금 대원께서 방금 전에 “강아지 언제 죽었냐”고 잠꼬대를 하시더니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들어오니 웃음이 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7시55분 체풀릉을 출발한다. 오늘 일정은 몬주까지 약 7시간 정도 걸릴것으로 예상한다. 잠시 후 오스트리아 등산객을 만나 잠시 사진도 찍고 휴식을 하고 간다. 만년설이 녹아내려 이룬 ‘두드코시(‘두드’는 우유이고 ‘코시’는 강을 뜻함)’의 세찬 물소리가 발아래서 들려온다. 그리고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꽁데 봉우리는 우리를 계속 따라다닌다. 두드코시 강을 따라 이어진 길은 완만한 내리막길을 우리는 가뿐하게 걷는다. 잠시후 서스펜션 브릿지(Suspension bridge)를 지나게 된다. 루클라에서 남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두드코시’강을 건너야 하는데 이러한 현수교 대여섯 곳 정도를 건너야 한다.
현수교를 건너자 말 들이 이동하고 있다. 말과 야크들이 서로 교차하기 때문에 우리 대원들은 될 수 있으면 길 안쪽으로 피해 있는다. 간혹 낭떠러지나 길 밖으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말과 야크를 보내고 천천히 이동한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뛰면서 지나간다. 잠시 학생들을 세우고 사진을 찍어주니 잘 나왔는지 확인을 시켜주니 아주 좋아한다.
이곳에는 큰 바위가 있으면 어김없이 불경을 크게 세겨 놓았다. 이곳을 지날 때면 마니석을 오른쪽에 두고 시계방향으로 걸어야 한다.
六字眞言 ‘옴마니받메훔’ ‘오, 연꽃 속의 찬란한 보석이여’라고 해석하며 진리가 완성된다는 뜻이다. 길을 걷다가도 밥을 먹고 쉬면서도 그들이 외는 주문이다. 극락왕생을 바라면서 이 주문을 외우거나 몸에 지니면 생사 해탈의 길을 얻는다고 한다. 그래서 쿰부 지역 어디에서나 육자진언 ‘옴마니받메훔’을 볼 수 있다. ‘룽다’ ‘타르초’ ‘마니석’ ‘마니차’ ‘초르텐’에는 그들의 주문이 인쇄되고 조각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은 ‘나마스떼’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한다. 그들이 나누는 영적인 인사 ‘나마스떼’는 ‘내 안의 신이 당신의 신께 인사드립니다’라는 의미로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먼 길을 떠날 때, 축하의 말로도, 미안함을 전할 때도 이들은 ‘나마스떼’라는 말로 인사를 한다.
다리를 건너 다라고시 마을 입구를 지나잠시 휴식을 하는데 이곳에 우리나라 장승(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세워져 있다. 뒤쪽으로 설산이 보인다 쿠숨캉가루(Kusum kanguru, 6.369m) 가 웅장한 자태을 드러낸다.
10시15분 Ghat Lama Lodge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한다. 김종백 대원이 다리가 아프다고 한다. 다리를 주물러주어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가트 마을로 들어서니 마니석으로 쌓은 커다란 초르텐을 지난다. 나무기둥에 묶여 펄럭이는 깃발을 ‘바람의 말-룽다’라고 부른단다. 마을을 지나는 길에 덴디 사장님이 바위를 가리키며 뱀이 지나간 자리라고 한다. 우리가 봐서는 뱀의 화석 같이 생겼다.
한가로운 마을길을 지나 밀밭에서 두분이 밀 수확을 하고 계시는데 밀을 일일이 손으로 하나씩 목 부분만 끊어서 수확을 하고 있다. 두드코시강을 따라 11시10분 팍딩 입구에 있는 예티 롯지를 지난다. 이 롯지는 외관으로 볼때도 아주 잘 지어져 있으며 예티항공 주인이 운영하는 곳이라는데 하루 숙박료가 100달러라고 하니 호텔비 보다 더 비싸다.
마을길을 지나는데 한 여인이 바위위에서 휴대폰 전화를 하고 있다. 알아본즉 이 바위 위에서만 휴대폰이 터진단다. 휴대폰을 빌려 주는데 국내전화만 가능하고 1분에 10루피를 달라고 한다. 마을길을 지나 현수교를 건너 11시 47분 팍딩 Star Lodge에 도착한다.
4시간 정도를 걸어 팍딩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오늘 점심은 국수인데 주방팀이 국수 삶는 법을 잘 모르는지 국수가닥이 끈기가 없이 너무 물러 맛이 없다. 점심을 마치고 휴식 후 팍딩을 출발하려고 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모두 판쵸우의와 고어텍스 자켓으로 갈아입고 13시05분 팍딩을 출발한다. 오늘의 목적지인 몬주까지는 앞으로 3시간 정도를 더 걸어야 하는데 비가 계속오면 걷는데 지장이 있을것 같다.
13시41분 톡톡마을 입구를 지나는데 김현수 대원 자켓이 빗물이 센다고 한다. 우리하고 똑같은 자켓인데 왜그럴까 의문점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우리 대원용으로 구입한 자켓과 똑같은걸 모 홈쇼핑에서 판매하여서 구매를 하였는데 비가 센다고 한다. 역시 짝퉁은 믿을수 가 없다. 김현수 대원을 판쵸우의로 갈아입히고 톡톡마을을 지나는데 마을 아이들이 빗물이 떨어지는 처마 밑에서 그 물로 얼굴을 문지르는데 얼굴에서 때꼬장물이 줄줄흐른다. 갈수록 빗방울이 굵어지는 듯 하더니 점차 개이기 시작한다.
우측으로 우르릉거리는 두드코시의 급한 물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걸어 14시40분 벵칼(Benkar)에 도착하여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Benkar Guest House 앞에서 잠시 휴식 후 14시51분 출발 한다. 팍딩을 지나 벵칼로 오르는 길에는 두 세 군데 작은 폭포가 있다. 이곳에서 조금 지나면 폭포를 마주하고 있는 롯지가 있는데 ‘Water Fall View Lodge’다. 사실 폭포라고 하기엔 이름 붙이기에는 좀 그렇다. 지금은 거의 물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긴 시간을 걸어오느라 장애인 대원들이 조금 힘들어 하는것 같다. 15시20분 Chumawa 마을을 지나 현수교를 건너가면 몬주가 바라다 보이고 비가 그쳐 구름사이로 멀리 남체바자르 위로 쿰비율라 봉우리가 나타나고 작은 다리를 건너 왼쫃으로 돌아 올라가는데 우측으로 머리에 하얀 눈을 이고 있는 탐세르쿠(Thamserku)가 우뚝 서 있다. 웅장한 자태에 감탄사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하지만 이 감탄사는 단지 서막에 불과하다. 히말라야 원정중에 펼쳐지는 설산을 보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황홀감에 빠지고 만다.
다시 우측으로 돌아가 몬주가 바다라 보이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16시20분 Monju Guest House에 도착하여 오늘 등반일정을 마친다.
18시10분부터 저녁식사를 하고 내일 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롯지에 들어가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간다.
5월10일 4일차(몬주 2,835m → 조르살레 2,740m → 남체바자르 3,440m) 고도 +605m
일정 : 기상(06:00) - 아침식사(07:00) - 몬주 출발(08:02)- 조르살레 도착(09:03) - 간식(11:40) - 남체바자르 도착(13:49) - 중식(14:35), 남체바자르 Himalayan Lodge 숙박
오늘도 기상시간이 6시인데 4시에 눈이 떠진다. 침낭 속에서 뒤척이다가 밖으로 나오니 우리 주방 팀들은 벌써부터 아침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카고백을 정리하고 다이닝룸에서 07시에 모여 아침식사를 하는데 오늘 이정판 대장과 전기수 대원 생일이라 미역국이 나왔다. 식사를 마치고 산행준비를 하고 간단한 체조로 몸을 풀고 08시02분 몬주를 출발한다.
오늘 일정은 남체바자르까지 약6~7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간에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롯지가 없어 도시락으로 해결해야하고, 고도를 605m(실제로는 95m를 내려갔다 올라가므로 700m 임)를 올려야 하니 조금 힘든 산행이 예상된다. 출발 후 조금 지나 08시15분 드디어 사가르마타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이곳 체크포스트에서 입산료(Entrance Fee)를 내고 입산신고를 마치고 들어간다.
사가르마타 국립공원은 네팔 북동부 솔루쿰부주에 있는 지역에 있는 넓이 1,148㎢의 산악국립공원이다. 세계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의 2분의 1 정도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외에도 크고 작은 여러 산들, 장대한 빙하와 깊은 계곡, 희귀 동물 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공원 이름인 '사가르마타'는 산스크리트어로 '우주의 어머니'라는 뜻으로, 네팔에서 에베레스트산을 부르는 명칭이다.
국립공원 입구를 지나면 내리막길로 이어지며 내리막길로 한참 내려가면 현수교가 나온다. 대원들의 지나가는 모습을 현수교 아래에서촬영하기 위해 감자밭과 보리밭을 지나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대원들이 모두 지나가고 전기수 대원님을 모시고 가는 팀들까지 모두 지나가는 것을 촬영하고 다시 현수교로 올라오니 우리 대원들은 벌써 조르살레 마을을 지나고 있다.
09시03분 조르살레 마을을 지나 다시 현수교 하나를 건너 왼쪽으로 흐르는 두드코시강의 시원한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면 강줄기가 합류한다. 오른쪽은 로부체(Lobuche) 쪽에서 흘러내리는 두드코시(DudhKoshi), 타미(Thame) 쪽에서 흘러나오는 보데코시(Bhote Koshi)와 합류한 물이 루클라 쪽으로 거세게 흘러내려간다.
오른쪽 두드코시강 쪽으로는 이곳에서 가장 높게 설치된 현수교가 보인다. 이 현수교는 높이가 100ｍ는 족히 넘어 보인다. 이 높은 현수교를 건너기 위해서는 두드코시 강둑을 제법 높이 올라가야 한다. 현수교 중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하고, 다리위에는 ‘타르쵸’가 가득 걸려있어 강한 계곡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현수교를 건너가 잠시 내려가다가 이제부터 남체까지 본격적인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약 600m의 고도를 올려야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힘든 산행이 예상된다.
지그재그 길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쉬엄쉬엄 올라간다. 구름에 가려있던 쿠숨캉가루 봉우리가 그름이 벗어지며 하얀 봉우리를 내밀고 있다.
11시40분 오르막 중간정도 지점에 넓은 공터가 있는 곳에서 휴식을 하면서 도시락을 먹기로 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나무사이로 히말라야 최고봉인 에베레스트가 구름에 가려 있지만 희미하게 보이고 있다. 계란 하나, 감자, 쥬스를 하나씩 나눠준다. 점심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간식으로 생각하고 약산의 허기를 배를 채우고 12시08분 다시 출발한다.
남체로 오르는 길은 비교적 등산로가 넓다. 햇볕이 내리쬐는 곳은 더워 땀을 흘리지만 그늘진 곳을 지나면 금방 추위를 느낀다.
오르막길을 한참을 올라가도 아직 가야할 목적지는 보이지 않는다. 모두들 조금은 지친모습이다. 12시56분 등산로가 우측으로 꺽어지며 드디어 남체바자르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직도 한참을 가야할 것 같다. 우리도 힘들지만 장애인 대원들이 힘이 들어 한다. 13시10분 휴식을 하고 가기로 한다. 장애인 대원은 물론 모든 대원들이 서로의 다리와 어께를 주물러 주며 피로를 풀어주고 있다.
남체바자르 입구에 들어서니 이곳도 체크포스트에서 입산신고를 마치고 들어가야 한다. 남체 입구에 도착하였지만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우리가 묵을 롯지가 거의 위쪽에 위치하여 한참 더 고단한 행군을 계속해야 했다. 남체바자르 입구의 상가를 지나 Himalayan Lodge에 13시49분 도착한다.
남체바자르는 셀파들의 고향이면서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의 전진 기지이다. 마을의 특징이라면 경사가 심하여 아래쪽 마을과 위쪽 마을이 약 50m 이상 고도 차이가 난다.
‘남체 바자르’란 말은 남체 시장을 의미한다. Bazaar는 시장이란 의미이기에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정오까지 야시장이 개설된다. 우리가 간 날은 일요일이라 시장을 볼 수 없었다. 멀리 카트만두에서 석유, 옷감, 연료 등이 10일이상의 육로 수송 끝에 도착되고 티베트로부터는 소금 양털 등이 수입되어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단다.
14시35분 늦은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요새 며칠간 계속 오후가 되면서 비가 내리는데, 히말리야의 일기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오로지 神만이 알 뿐이다.
남체에 도착하면서 대원들이 고소증세가 나타난다. 최규화 대원은 속이 약간 미식거리다 괜찮아지고, 김현수 대원은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저녁시간에는 박용대 대원은 설사를 하고 이규화 PD도 속이아파 저녁을 먹지 못한다. 오늘저녁은 이정판 대장과 전기수 대원의 생일을 맞아 간단한 생일 파티를 한다. 롯지 사장님께서 카다(환영, 축복, 안전등을 기원하며 목에 걸어주는 긴 실크 천)를 걸어주며 축하한다. 두 분은 생년월일, 그러니까 태어난 해와 생일이 똑같다. 생일날만 같은 사람도 만나기 힘든데 두분은 이곳 히말라야에서 생년월일이 같은 분끼리 생일을 맞이하니 대단한 인연이다.
Lodge에 들어가 잠이 들었는데 저도 저녁부터 새벽까지 설사 때문에 화장실을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였다.
남체바자르에 위치한 Shree Himalaya School 을 방문하였다
5월11일 5일차(남체바자르 3,440m 고소적응일 )
일정 : 기상(07:00) - 아침식사(08:00) - 휴식 - 중식(12:00)- 남체바자르 초등학교 방문 및 라마제 후 Lodge 도착(15:50)
새벽에 설사 때문에 계속 화장실을 다니다 5시경 잠에서 깬다. 오늘은 고소적응일 이라 아침식사 시간이 평소 보다 한시간 늦은 8시에 식사를 하기 때문에 아침시간까지 남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Lodge 위쪽으로 마을을 한바퀴 둘러보러 나간다.
어제 내렸던 비가 해발 4,000m 정도 위로는 눈으로 내려 하얀 설산 봉우리를 만들어 놨다. 마을 뒤쪽으로 박물관을 지나니 거대한 탐세루크 봉우리가 나타난다. 그 아래로는 어제 우리가 올라왔던 몬주 마을과 두드코시 계곡이 내려다보이고, 돌아오는 길에 언덕이 있어 그곳에 올라가면 꽁데 봉우리가 잘 보일 것 같아 올라가보니 언덕위로 철조망이 쳐있고 초소에서 군인이 근무를 서고 있다. 들어가도 되냐고 했더니 군인은 친절하게 에베레스트가 보이는 지점이 있다며 그리로 안내하면서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잠깐을 돌아 다녔는데도 숨이 차고 다리에 힘이 없다. 사진을 찍으려고 앉았다가 일어나면 머리가 핑 돌고 숨이 헉헉거린다. 내려오면서 마을 아래로 한바퀴 둘러 볼 계획 이었으나 포기하고 바로 Lodge로 돌아온다.
08시00분 아침식사를 하고 10시30분 남체에 있는 학교를 방문하여 운동기구 및 장학금을 전달하기로 하였는데 오늘은 아침식사 후부터 계속 비가 내린다. 일정을 변경하여 오후에 학교를 방문하기로 하였다. 잠깐 비가 그친 시간을 이용하여 남체시장을 한바퀴 돌아보기로 하였다. 남체시장은 셀파들의 고향답게 등산용품이 즐비하다. 노점상인들은 거의가 티벳상인 이라고 하는데 거의 모든 상품들은 짝퉁 천국이다.
12시에 점심식사 후 13시에 모여 학교를 방문하기로 하였는데 12시50분 찾는 소리가 들린다. 모두들 준비하고 출발을 하려고 하고 있다. Lodge를 출발하여 10분 정도 올라가 Shree Himalaya Primary School에 도착한다. 준비해간 축구공과 배구공, 그리고 약간의 장학금을 전달한다. 배구공과 축구공을 받아든 아이들의 무척 좋아한다. 공을 받자마자 운동장으로 달려가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곳 학교는 전에는 정부가 운영하는 학교 이었으나 지금은 정부와 지역(남체)에서 공동으로 운영한다. 영어 중급 학교로서는 쿰부지역 최초이며, 자녀들이 질 좋은 교육을 받도록 부모들에게 이 학교에 보내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어떤 형태의 기부든 감사한다고 한다. 감사의 표시로 이곳 학교 관계자가 카다(환영, 축복, 안전등을 기원하며 목에 걸어주는 긴 실크 천)를 전 대원들에게 목에 걸어준다.
학교 방문을 마치고 이번 원정대의 안전 산행을 기원하는 라마제를 지내러 간다. 쿰중이 바라다 보이는 넓은 공터에서 우리의 산신제 형식으로 제를 지낸 후 셀파들이 네팔 전통 방식으로 제를 지낸다.
라마제는 ‘100여 년 전 외국 원정대들이 히말라야 산맥을 찾기 훨씬 전부터 현지인들은 안전을 기원하는 라마제를 지내고 산에 올랐다고 한다. 셀파들이 말하는 라마제의 의미는 각별한데, 높은 산은 시마신(네팔어로 그루림부제)이 관리를 하고, 이 시바신은 산의 날씨와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안전을 총괄하기 때문에 셀파들은 시바신에게 등반의 시작을 알리고 안전을 기원한다.
라마제를 마치고 Lodge에 도착하여 휴식 후 저녁을 마치고 다이닝룸에서 20시30분 까지 머물다가 잠자리에 들어간다.
전기수 대원이 핸드워킹으로 오르막길을 올라가고 있다
5월12일 6일차(남체바자르 3,440m → 캉주마 3,550m) 고도 +110m
일정 : 기상(06:00) - 아침식사(07:10) - 남체바자르 출발(10:00)- 캉주마 도착(13:08) - 점심식사 후 자유시간 이용 쿤중 힐러리 학교 다녀옴
새벽에 비 오는 소리에 잠을 깬다. 빗방울 소리가 굵어지더니 06시20분경부터 비는 진눈깨비로 바뀌더니 이제 눈으로 변한다.
아침식사 전 이정판 대장께서 대원들 점검을 한다. 김현수, 김종숙, 배형원, 김정원 대원 등이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07시10분 식사시간에 오늘이정에 대하여 설명을 한다. 눈이 오는 관계로 전기수 대원의 보온 문제로 지연 가능성이 있으나 08시 출발을 목표로 07시50분까지 집결하라고 한다. 식사 후 준비를 마치고 07시50분 다이닝룸에 도착하니 눈발은 더 거세져 폭설에 가깝게 내리고 있다. 오늘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눈이 그치면 출발하기로 하고 출발시간이 정해진 것이 아니므로 5분 내에 집합할 수 있는 곳에서 휴식을 하라고 한다.
내리던 눈이 비로 바뀌고 09시40분경 비가 그치기 시작하더니 햇빛이 비치기 시작한다. 10시에 남체바자르를 뒤로 하고 오늘 일정이 시작됐다. 오늘은 캉주마 까지만 가기로 결정한다. 3시간 정도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이고, 캉주마를 지나면 저녁까지 우리가 도착할 수 있는 롯지가 없기 때문이다.
전기수 대원은 오르막길 까지는 핸드워킹으로, 그 뒤부터는 휠체어로 가기로 한다. 일반 도보로 가는 대원들이 앞장을 서고 전기수 대원조가 뒤를 따른다. 거대한 꽁대 봉우리 구름 속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전기수 대원이 오르막길을 올라오다 멈춰서 잠시 휴식을 한다. 순간 바로 1.5m 정도 앞에서 돌담이 무너져 내린다. 휴식을 하지 않고 올라갔거나 조금 위에서 휴식을 하였더라면 큰일을 당할 뻔 했는데, 우리대원들에게 행운이 따라 주는것 같다.
오르막길을 다 올라와 전기수 대원은 휠체어로 갈아탄다. 간혹 스쳐가는 바람에 살짝 얼굴을 보였다 사라지는 하얀 설산들의 풍경에 가슴이 설렌다. 모퉁이를 돌자 탐세르크가 얼굴을 보였다 숨는다. 전기수 대원이 휠체어로 진행하는데 비가 너무 많이와 등산로가 물이 고여 휠체어가 갈 수가 없게 생겼다. 길 가장자리의 물꼬를 터주어 등산로의 물을 빼내고 진행한다. 등산로는 고도차가 거의 없이 비교적 무난하여 큰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11시25분 셀파 텐징 노르게이의 에베레스트 등정 50주년을 기념하는 탑에 도착한다.
반세기 전인 1953년 5월 29일 오전 11시30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 정상에 두 인간의 발길이 닿았다. 두 사람 중 에드먼드 힐러리(83)경(卿)은 널리 알려졌지만 함께 오른 셀파 텐징 노르게이(당시 39세)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상에 오른 힐러리경은 성공을 증명하기 위해 정상에서 내려다본 사방을 촬영하기에 바쁜 사이 노르게이는 '황금 송아지'를 찾았다.
힐러리경이 다음날 열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에 바치는 최고의 선물 마련에 분주했다면, 노르게이는 아버지에게서 들었던 일확천금의 전설을 확인코자 했던 것이다. 귀국 후 여왕에게서 '경(Sir)'이란 귀족 칭호를 받은 힐러리에게 에베레스트가 명예였다면, 노르게이에게 에베레스트는 부(富)를 의미했기 때문이다.
가난한 야크 몰이꾼의 아들로 태어난 노르게이는 라마교 승려가 되고 싶어 했었다. 어려서 예비 수도승으로 출가해 교육을 받던 중 스승의 모진 매를 견디다 못해 사원을 뛰쳐나왔다. 가난에 사무친 그는 가장 빨리,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찾아 셀파가 됐다. 그는 에베레스트 정상 정복으로 영웅이 됐고 많은 돈을 벌었다.
그는 셀파 생활의 고통에 못 배운 한(恨)까지 겹쳐 여섯 아이들을 모두 학교에 보내면서 "너희들을 저 산에 보내지 않으려고 내가 산에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아들이 에베레스트 등반의 꿈을 버리지 못하자 "에베레스트의 정상에 선다고 세상을 다 보지는 못한단다. 정상에 오르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알 뿐이지"라는 말을 남기고 86년 숨졌다.
노르게이의 아들만 아니라 셀파 후배들이 에베레스트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에베레스트 정복 50주년을 맞아 등반을 시도한 여럿 가운데 셀파 라크파 겔라(36)는 최단기록(베이스캠프에서 10시간15분)을 세웠고, 아파는 열세 번째 정상 정복이란 최다 기록 수립에 성공했고, 15세 소녀 밍은 최연소 기록을 경신했다.
이곳에서 휴식 후 출발을 한다. 캉주마까지는 완만한 내리막길이라 그다지 어렵지 않게 운행할 수 있다. 1시간30분쯤 걸어 13시08분 캉주마(Kyangjuma 3,550m)에 도착했다.
도착하여 바로 Amadablam Lodge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일정은 자유일정으로 한다.
몇 명이서 쿰중의 힐러리 학교를 다녀오기로 하고 14시40분 캉주마를 출발하여 쿰중으로 발길을 옮겼다. 쿰중은 남체보다는 작은 마을이지만 쿰중은 제법 마을이 크고 사람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도 쿰중이 유명한 이유는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등정한 ‘힐러리 경’이 세운 ‘힐러리 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힐러리 학교’는 작고 아담한 학교이지만 네팔인들에게는 어느 학교보다도 크고 소중한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리고 ‘힐러리 학교’에는 2007년 한국산악회에서 기증한 컴퓨터와 컴퓨터실이 있다. 학교 안을 들어가 보니 수업 중인지 하교 시간이 지났는지 학생들은 보이지 않고 조용하다.
이곳을 둘러보고 Lodge에 도착하니 16시20분이 되었다. 이곳 Amadablam Lodge를 새로 단장을 하고 있다. 수리를 하고 페인트를 칠하고 있는데 안에서는 고사(제)를 지내고 있다. 텡보체에서 스님들이 이곳까지 와서 일주일간 고사를 지낸다고 한다.
저녁시간 김현수 대원이 고소증세로 무척 힘들어한다.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데 걱정이 된다. 박용대대원은 아직까지 설사가 계속되고 있고, 그 밖의 다른 대원은 아직까지는 별 문제없이 잘 견디고 있다. 이곳 다이닝룸은 도로에서 보면 1층인데 그 아래로 잠 자는 숙박시설(반 지하로 보면 됨) 되어있어 다이닝룸에서 의자를 끌어당기거나 조금만 빨리걸어도 아래에서는 천둥치는 소리처럼 들린다고 한다. 아래에서 주무시는 분들을 위해서 오늘은 다이닝룸에서 오래 있지 못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간다. (다음편에 계속)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