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의 역할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였다. 초창기의 대학은 서구의 이론을 익히는데 주력하며 사회와 격리된 상아탑에서 안주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학문과 사회의 현상을 접합하게 되면서 사회를 개혁하고 선도하고자 하였다.
 
 기존의 질서나 제도에 대한 반항이 일고, 의식개혁이나 행동실천의 요람이 되기도 하였다. 대학과 지역사회는 이념과 사상의 교감은 있었으나 대학의 높은 울타리로 분리된 이질적인 구조였다. 

 1991년 부활된 지방자치제도는 대학과 지역사회의 연계에 획기적인 계기가 되었다. 자치단체는 독자적인 전략의 수립과 이행으로 발전을 모색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치단체 간 浮沈이 심화되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지역대학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였다. 즈음하여 학령인구의 급감으로 지역대학들의 입학생 충원율이 저하되고, 경제불황으로 졸업생 취업율도 하락하였다.
 
 최근에는 정부의 사립대 통폐합추진과 국립대 법인화 요구가 더해지면서 대학은 생존과 발전을 위해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연계를 필요로 하고 있다.

 대학은 담장을 허물고 교내시설을 개방하며, 평생교육원을 만들어 사회재교육을 강화하고, 교수와 학생의 사회봉사를 유도하기위해 업적평가와 학점에 반영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관계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에 다양한 전공지식을 제공하는 think-tank 역할로 관학협동을 강화해 가고 있다.
 
 아울러 주변기업들에게 필요한 인력을 제공하기 위해 맞춤형 교과과정을 개발하고, 인턴사원제, 객원교수제 등을 활용하는 등 산학협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학과 지역사회의 관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긴밀하게 될 것이다. 현재와 같이 분리된 집단으로 서로에게 봉사하고 결과물을 나누어주는 소극적인 협조관계는 모두에 획기적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학은 지역사회의 주요 사업에 효율적 방법론을 제시하며, 지역사회는 대학을 보호하고 육성해가는 유기적 조직체로 결합해야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고 윈-윈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일본은 지방자치단체와 법인화 된 지역대학과의 유대관계가 상생의 수준으로 발전하였으며, 가나자와대학과 이시카와현의 관계는 바람직한 모형을 제시해 준다.
 
 대학은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을 위해 정기적인 미팅을 개최하고 있으며, 지역과 관련된 산업개발, 고용창출과 소득증대방안, 문화 컨텐츠 개발, 이미지 마케팅, 특상품의 brand화, 제품홍보전략 등을 개발한다.
 
 지역사회는 대학의 입학생 충원에 적극 협조하고 졸업생 취업을 보장하며, 대학운영 전반에 대한 자금조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대학과 지역사회는 이미 불가분의 관계가 되었고, 앞으로도 생존과 발전을 함께하는 긴밀한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대학은 생존하고 발전하게 될 것이며, 지역의 대학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사회는 발전을 앞당기고 융성할 것이다.

 지방대학은 지금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대학이 이 시기를 헤쳐 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역의 인재양성과 지식개발의 센터로 육성해 가는 것이 지역사회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