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래도, 되는 겁니까 ?2009-10-07 16:55:37
최정욱 법무사
얼마 전, 미국외교 전문지 “포리폴리시”는 의회폭력을 다루면서 “한국은 의회 난투극 분야에서 세계 최고이다. 역대 챔피언은 대만이지만 지금의 리더는 한국이다. 한국 국회에서는 피를 보아야하는 욕망을 지닌 이들이 강도 높은 신체접촉이 이루어지는 스포츠를 벌이고 있으며, 한국 민주주의는 종합격투기를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이쯤됨면 말 잘한다는 한국의 국회의원님들도 할 말이 없을 듯 합니다.
의회 민주주의의 산실이라고 하는 영국에서는 의회에서 회의가 끝나도 의장이 뜨기 전에는 퇴장하지 않습니다. 의원들이 입씨름으로 소란할 때면 의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만히 의석을 내려다 보기만 하여도 장내는 조용해 지고 의원들은 교장선생님 앞에 서있는 학생들처럼 얌전해 진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참 부러웠습니다.
며칠 전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연설 도중 공화당의 조. 윌슨 하원의원이 “당신 거짓말(you lie)을 하고 있어”라고 큰소리를 친 것이 화근이 되어 하원에서 윌슨의원 비난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보면서, 의사당 내에서 뒤틀린 감정 싸움으로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안건에 대하여 의장이 직권상정 한다고 삿대질을 하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욕하는 우리의 국회를 비교해 보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일본의 젊은 작가 하야시.유스케는 “아침의 귀가(歸家)”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본의 공무원들을 가르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공무원은 철야를 하고 아침 일찍 옷을 갈아 입기 위해서 자택으로 돌아간다. 정말 바쁜 때에는 택시로 집에 돌아와 택시를 대기시킨 상태에서 옷을 갈아입고 사무실로 되돌아가는 사람. 금요일 밤에는 야근한 뒤 토요일 첫 전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침귀가를 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 책상위에 가족의 사진을 올려놓고 휴대폰으로 가족의 안부를 묻는 애처가가 많음.”
자원빈국(資源貧國)인 일본이 세계제일의 선진국대열에 들어설 수 있는 것은 이런 직업공무원들의 투철한 사명의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죽하면 외국인인 미 국무부 커트.캠밸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차관보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내 경험에 의하면 일본에서 일하는 일부공무원은 내가 보아 온 가장 우수한 프로였다”고 까지 했겠습니까?
나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곧 잘 전봇대가 많은 우리나라 공무원들과 비교하면서 속이 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적어도 장관이상의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몇가지 선행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도 근래 청문회를 통하여 알게 된 지식중의 하나입니다.
첫째는 부동산투기를 한다거나 자녀들은 강남의 좋은 중.고등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적정한 시기에 위장전입을 잘하는 위장술에 능해야하고 둘째 가능한 본인은 물론 자식들에 대한 병역의무도 요령껏 피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하고, 셋째, 비록 사안에 따라 범법행위가 되는 부분이 발견되더라도 “미쳐 모르고 있었는데 잘못되여 사죄드린다”고, 손바닥을 싹싹 비비며 얕은 동정심에 호소하는 낯가죽 두꺼운 기술을 익혀 두어야한다는 것입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장관으로서, 총리로서, 맡은 일만 잘 하면 되는 것이지 지난 흠집을 들춰내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는 넉살좋은 주변의 부추김입니다.
위장전입으로 부동산투기를 하고, 병역미필을 위해 어깨 탈골도 주저하지 않는 것은 이미 밝혀진 일이니, 과거 본인의 경험에 비춰 위장전입이나 병역미필을 하는 사람은 잘 잡아낼 수 있을지 모르나, 청문회를 앞둔 사람을 두고 장관이나 총리로서의 기능과 역활을 잘 할 수 있다고 장담하다니, 이것이 이나라 공무원이나 국회의원들의 자질이라면 참으로 기가 찰 노릇입니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부동산투기 방법을 안다손 치더라도 투기 할 돈이 없고, 아들 딸을 강남의 좋은 학교를 보내려 해도 학교 다닐 자식이 없고, 병역의무를 피하려 해도 이미 전부 병역을 마친 어리석은(?) 집안의 가장(家長)인지라 장관dll상의 관직에 오르기에는 처음부터 조건 미달자가 되었음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처 자식들 보기가 민망합니다. 그래서 정말이지 이 나라를 떠나고 싶습니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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