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일본 수상의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구상에 대하여

 일본의 민주당이 반세기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것을 경이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한국인들은 아시아인들이 주체가 되는 진보적인 변화의 바람이 이제 동아시아에도 불기 시작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을 상징하는 메시지가 하토야마 수상의 「동아시아 경제공동체」구상에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남미 대륙으로 확장해 가고 있고, 유럽이 경제공동체에서 출발하여 유럽합중국을 지향하는 정치적 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는 현실을 목격하면서 우리 아시아인들은 왜 우리만 지역경제협력체를 만들 수 없는가 하는 의문을 가져 왔다.

한·중·일 3국을 포함하는 동북아지역은 역내 무역 비중이 25%를 넘어서게 되었으나 한·중·일은 상호간 FTA협정하나 없는 실정이고, 3국의 외환보유고를 합하면 3조 3,700억불이나 되는 엄청난 규모지만 상호 간 금융협력은 수백억불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에 불과한 실정이다.

10년 전 한국이 외환위기를 당하였을 때 동아시아 국가들은 AMF(Asian Monetary Fund)를 만들고 싶었으나 미국이 반대하여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 해부터 불어 닥친 미국발 세계적 금융위기(Global Financial crisis)는 미국 달러가치의 하락을 예고하고 있다.

이제 동아시아 국가들은 국민들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의 가치가 세계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비하는 공동시스템을 만들 때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미국, 일본과 FTA협정을 체결하고 국회비준을 남겨 놓고 있다.

필자는 10년전부터 한·일FTA체결에 찬성해 온 사람으로서 지금부터라도 한·중·일 3국이 FTA협상을 가속화시켜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라고 본다.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목표로 한 경제협력의 확대는 동북아의 「지역안보 체제」구축을 필연적으로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이 아시아에서 군사적 패권주의 경쟁을 지양하고 동북아 안보체제에서 미국 의존을 줄이는 것도 「경제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최근 동북아의 가장 골치 아픈 안보위협 요인이 되고 있는 북한 핵문제도 북한을 「동아시아 경제공동체」에 끌어들이는 것이 가장 완벽한 해결책 이라고 생각한다.

지역경제공동체의 일원이 되려면 개혁과 개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수상의 「동아시아 경제공동체」구상이 EU의 경제통합처럼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아마 적어도 20년 정도의 세월이 필요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아시아인들도 유럽 사람들 못지않게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마스타 플랜」을 만들어 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동아시아를 안보위협이 제거된 세계경제의 중심지로 만들려면 과거사 문제, 영토의 영유권 문제에서부터 발전격차, 체제의 상이성에서 오는 크고 작은 마찰요인이 잔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안문제들은 수 천년 동안 우리가 공유해 온 아시아적 가치와 지도층의 포용력이라면 얼마든지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이제 한·중·일과 아세안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아시아 사람들에 의한 그리고 아시아 사람들을 위한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서로 머리와 머리를 맞대고 가슴과 가슴을 끌어 안으면서 긴 여정을 시작할 때다.

한국의 민주당이 일본의 민주당과 함께 아시아 드림의 가장 강력한 협력자가 되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