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시의원

 어느 공익 광고에 나왔던 내용이다.

 필자에게도 이런 아름다운 경험과 추억들이 지금까지 생동감있게 살아있다.

 추수가 끝난 이른 겨울이면 넓은 논 위에 천막을 치고 큰 공연장이 들어섰다.

 천막극장에서는 신파극이며 현란한 서커스 등이 매일 공연되었고, 놀이문화가 한정된 겨울의 시골에서는 새로운 볼거리이자 체험거리로써 문화예술을 향유했다.

 지난 7월 군산시는 1200석 규모의 공연장(가칭 군산예술회관)을 신축하기 위한 첫삽을 떴다.

30만 군산시민의 문화예술 욕구 충족과 향유, 예술교육을 위한 복합적인 문화예술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기에 가슴에 설레임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공연예술 장르는 원시시대 부터 오랜 기간동안 인류와 함께 공존해오면서 인생과 사회에 생명과 기대를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공공 공연장이 갖는 의미는 더없이 중요하다.

공연장은 그 어원이 말하는 대로 사람들이 모여서 공연물을 구경하는 곳이다.
때문에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인간의 정서와 상상의 공간이기도 하다.

도시에 공연장이 있다는 것은 그 도시에 문화가 살아 숨쉰다는 말과 같다.

그 도시에 어떤 문화가 있느냐 하는 것은 그 도시에 어떤 공연장이 있느냐 하는 것을 묻는것과 같다. 대중은 공연장에서 문화와 만나고 문화는 공연장을 통해서 대중에게 다가간다.

한 나라가 발전하는 과정을 경제와 문화의 관점에서 몇 단계로 분석 할 수 있다.

첫 단계는 빈곤을 탈출하기 위하여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문화나 예술보다는 경제 부흥에만 몰두하게 된다.

그러나 경제성장과 더불어 어느 정도 나라가 발전하게 되면 관심은 문화나 예술로 되돌아오게 된다.

과거 역사에서 경제가 문화를 견인해왔다면, 현재와 미래의 역사는 문화가 경제를 이끄는 시대이다.

이는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그에 부합하는 생활의 질을 추구하는 현상 때문이다.

 결국 경제 발전과 더불어 문화 수준도 발맞추어 성장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경제만 앞서 가다 보면 삶의 질을 따지며 불평하는 국민들이 생겨나게 된다.

이제까지 우리 경제 발전과 문화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경제와 문화를 균등하게 발전시키기보다는 가난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일념으로 경제 발전에 매진한 느낌이다.

이로 인해 국민소득 증대에 따라 우리 생활 문화도 많이 바뀔 것으로 기대한 국민들은 실망을 더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생활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제발전에 비례하는 문화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특히 21세기를 ‘인터넷’이라는 혁명적 통신기술과 함께 ‘문화의 시대’라고 하듯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세계 각국이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흐름의 일환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과 문화 산업에 대한 이해, 그리고 문화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사실 새 천년을 맞아서 문화가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을 지배하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군산예술회관’은 시민과 청소년들에게 삶의 질을 높여주고 예술교육을 담당하며 소중한 인프라이자 ‘文化群山’으로 출발하는 우리의 자부심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아울러 대규모 기업 이상으로 군산의 실물경제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부가가치이자 산업적인 의미도 지닌다 할 것이다.

어릴적 어머니로부터 설빔을 기대하며 설레임으로 설날을 기대했던 것 처럼 지역 문화예술의 새로운 터전으로 새롭게 태어날 군산예술회관에 대한 기대감이 왜 이리 크단 말인가?

아마도 시의원이어서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으로서 그동안 문화갈증에 대한 해갈의 참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