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값 등록금’이라도 기대하며2011-06-07 17:19:24
여울 김준기 시인
대학 캠퍼스에 1인 시위 학생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학생들의 시위를 이제 절실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많지 않은 것 같다.
6,70년대 우리 농가 재산 1호였던 소를 팔아서 자식 대학 보내던 시절 대학 캠퍼스를 우골탑(牛骨塔)이라고 부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경제성장과 더불어 우골탑이란 말이 사라지는가 싶더니 요즈음 인골탑(人骨塔) 이란 말이 대학가에 떠돈다니 황당하다. 대출 등록금을 갚지 못해 대학생 신용불량자가 속출하고 심지어 자살하는 학생이 발생하는 대학가를 빗댄 말이다.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앞 정권을 공격하고 경제대통령을 부르짖으며 당선된 MB정권의 ‘반값 등록금’ 공약은 지난 3년 동안 헛공약으로 휴지화 되더니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자 집권당 총무가 다시 꺼내들고 국민들을 꼬시려 들고 있다.
이 정부는 온갖 수치를 동원해 경제성장 효과를 홍보하고 있으나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성장효과는 날로 거꾸로 가고 있다. 지난 3년간 취업자 수는 연평균 13만2천명으로 노무현 정권 때 25만2천명의 겨우 절반 정도이고 고용율로 따져도 앞 정권 때의 59%정도를 여태껏 넘지 못하고 있다.
수출이 흑자를 이룩하고 대기업이 천문학적 자본을 축적하여 국가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물가는 치솟고 서민경제정책은 실패를 거듭하여 중산층과 서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양극화의 골이 깊어지고 사교육비는 가정경제를 뿌리채 흔들고 있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며 벌인 G20 잔치하며 국민세금 수 조원을 쏟아 붓고 있는 개발사업을 자랑하고 있는 동안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에 매달리고 졸업을 연기하고 휴학하여 군에 입대하면서 부모님들의 짐을 덜어주려 몸부림하지만 1000만 원대를 넘어서는 등록금을 마련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등록금 대출마저 이자가 높아 상환이 어려워 신용불량자로 낙인 받는 일이 속출하고 있으니 어찌 인골탑(人骨塔)이란 말이 되살아 날 수 있지 않겠는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교육의 힘이라는 것을 이 정권 실세인들 모를 리 없겠지만 이 정부의 교육정책은 시장경제 논리를 앞세운 경쟁조장 정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대학은 학술과 문화의 창출보다 재단의 부를 창출하는 사업에만 치중하여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을 모르쇠하고 있는 것 아닌가.
공약은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서 한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이 참으로 한심하지만 요즈음 헛공약 후유증으로 골이 깊어져가는 경제계층간 지역간 종교간 학연간 갈등 들은 접어두고라도 우선 ‘반값 등록금’공약을 되살려 실행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반값 등록금’의 시행에 대해 예산문제 등을 내세워 정부가 우물쭈물하고 있고 집권당 일부에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비록 공약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정권이라도 코앞에 다가 온 내년 선거를 의식한 상황에서 한번 내비쳤던 카드를 다시 집어넣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예산문제도 여기저기 퍼주고 있는 예산의 절감과 세금정책 개혁 불요불급한 개발사업의 우선순위 조정 등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땅에 곤두박질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래도 대통령이 결정할 수 있고 그 효과를 단기간에 기대할 수 있는 공약이 ‘반값 등록금’ 공약이다.
이제 대통령의 임기는 말기에 이르고 있다. 땅에 떨어진 대통령의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하고 등록금에 목을 매는 우리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 이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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