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실업, 청년폭동 그들만의 문제인가?2011-11-25 09:00:13
고진곤 한국노총군산지부 의장
올해 국제 정세에서 가장 크게 주목해야할 이슈는 청년폭동이다.
유럽에서 청년 세대의 분노가 폭동의 양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실업난을 배경으로 아테네, 파리, 마드리드를 거친 청년층의 시위는 폭동과 약탈로 비화해 지난 달 영국을 충격에 빠뜨려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어 자본주의의 상징인 미국의 뉴욕 월가에서도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던 수백 명의 시위가 3주 만에 로스앤젤레스와 보스턴, 시카고 등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 최근에는 청년층을 넘어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정치권 등에서도 동참과 지지의 뜻을 밝히면서 영향력이 확대되어 이제 캐나다와 유럽, 호주 등 세계 곳곳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9월 16일, 뉴욕시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재와 같은 실업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아랍권과 유럽을 휩쓴 청년폭동 사태가 미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 했었다고 한다. 미국 사회의 경제 부조리에 항의하는 젊은 층 시위의 가장 큰 원인은 결국 청년실업이라고 한다.
노동부의 7월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24세 이하 대졸자의 실업률은 12.1%로 전체 평균인 9.1%보다 높다고 한다. 비싼 학비를 들여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은커녕 학자금 빚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한다.
사회복지제도가 잘 갖추어진 서구의 나라들에서 이런 양상이 일어난 이유는 많은 시사점을 보여준다. 그들이 윗세대로부터 풍요와 자유로운 세상을 물려받았지만 정작 자신들은 경기침체로 높은 실업률 속에 내던져진 처지에 절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세대간, 계층 간의 갈등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되었고, 저소득층과 젊은 층의 피해의식이 커져 폭발적인 분노로 나타났고 그 사회에 시한폭탄 같은 위험요인으로 상존하게 되었다고 한다.
십장생(십대도 장차 백수가 되는 것을 생각해야한다),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이구백(20대 90%가 백수), 사오정(사십 오세면 정년퇴직), 오륙도(56세까지 회사를 다니면 도둑), 캥거루족(취직 못하고 부모에게 얹혀사는 젊은이), 삼일절(31세까지 취업 못하면 취업 길이 막힌다). 토폐인(토익이 만병통치약인줄 알고 토익만 공부했다가 폐인이 된 경우)......
우리나라의 실업률 통계는 이러한 신조어에서 보듯 그 의미를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젊은층은 어떤가! 끊임없는 도전과 의지를 북돋우는 자기계발서를 보며 학창시절부터 취업을 위해 시험공부에 매달리고 취업에 활용할 자격증을 따고 각종 스펙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앞에서 열거한 자조 섞인 신조어를 말하면서도 취업이 개인적인 차원의 과업이라 여기고 어떻게든 사회가 요구하는 틀에 맞추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과잉복지를 걱정하는 유럽에 비해 척박한 환경의 우리 젊은이들은 왜 이처럼 현실에 순응적일까?
그 배경에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유교문화가 있고 이것이 이 문제에서도 다른 나라와 비교되는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아직까지 공동체의식이 강하고 폭력적이고 무질서한 방식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또한 전쟁과 빈곤 속에서 희생적으로 경제를 일으킨 부모세대의 가치관을 학습하여 수용적인 자세로 어떻게든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에 대해 과연“다른 나라들에 비해 우리의 젊은이들은 의식이 얼마나 건강(?)한가!”하고 안도하고 말일인가.
이제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의 좌절과 분노를 살펴야 한다. 그들이 자신의 실업이 사회적인 문제에 기인한다는 인식을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제까지 사회에 대한 좌절과 분노를 조용히 눌러 삭이거나 자살과 범죄 같은 비뚤어지고 개인화된 방식으로만 분출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의 부모세대는 집단행동으로 독재에 저항하고 민주화를 이루어낸 세대이고 격동기에 노동운동과 환경운동 등 사회운동을 일으켰다.
그들도 세 번의 정권교체를 경험하였고 FTA반대시위, 촛불시위, 반값등록금운동 등 집단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경험이 있는 세대임을 주목해야 한다. 청년시위! 이제 노동계도 적극 고민할 시기가 온 것 같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