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 군산소방서에서 안타까운 영결식이 있었다. 위험에 빠진 근로자를 구하려다 떠나가신 故김인철 소방장님의 영결식이었다. 남겨진 가족과 동료 그리고 지역사회 성원들의 깊은 슬픔 속에서 영결식이 엄수되었다.

김 소방장님만큼 세상의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같은 날, 같은 곳에서 또 하나의 소중한 인명이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다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였다.

두 사람의 죽음에는 똑같은 원인이 있었다. 바로 산소결핍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음식, 물, 그리고 공기가 필수적인 요소라고 하는데 이중에서 가장 긴급하고 한시도 공급이 중단되어서는 안되는 것이 공기이며 여기서 말하는 공기는 곧 산소를 의미한다. 

여기서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게 호흡하지 않는 것과 산소결핍공기(산소농도가 부족한 공기)를 흡입하는 것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도 물속에서 숨 쉬지 않고 1~2분 정도는 쉽게 참을 수 있으며 훈련된 사람은 길게는 10분까지도 견딜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쉽게 산소가 부족한 공기 속에 있어도 숨을 참으면 4~5분 정도 괜찮을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이는 목숨을 건 위험한 착각이다. 사람은 산소농도가 16%이하일 때 두통이나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느끼며, 4~6%인 공기를 흡입하게 되면 1분 이내에 의식을 잃고 사망하게 된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우리가 물속에서 잠깐 호흡을 멈춰도 몸에 이상이 없는 이유는 아직 폐 안에 산소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소결핍공기를 흡입하는 순간 폐 안이 산소가 부족한 상태로 순식간에 바뀌기 때문에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즉, 무산소 공기를 호흡함으로써 폐 안의 산소분압이 급격히 저하되고 이에 따라 뇌의 산소분압 또한 급격히 저하되고, 이로 인해 뇌의 활동이 저하 또는 정지되어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작용은 무산소 공기를 단 1회만 흡입해도 단지 2초 이내에 발생할 수 있는 무서운 현상인 것이다.

맨홀이나 화학약품 탱크와 같은 곳에는 몇 가지 원인에 의해 산소가 부족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산업적 목적으로 질소 등의 불활성 가스를 충전하기도 하고 미생물의 호흡에 의해 산소가 고갈되기도 한다.

따라서 오랫동안 상시적으로 사람이 출입하지 않던 곳을 출입하거나 일하게 된다면 일단 산소결핍을 의심하고 산소 농도가 얼마나 되는지 측정해 보고 안전이 확보된 후에 작업에 임해야 한다.

2005년 이후 2012년 5월까지의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전국적으로 822명이 산소결핍 재해를 당해 이중에서 558명(67.9%)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 다른 재해에 비해 치사율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동안 전북지역에서도 23명이 생명을 잃었으며 군산지역에서도 작년에 2명 그리고 금년 현재까지 2명이 사업장에서 산소결핍으로 인해 사망하여 매우 높은 주의가 필요하다. 

목숨을 걸만큼 중요한 일이 일상 중에 있을까? 나의 목숨은 또한 나만의 목숨이 아니지 않은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들과 딸, 가끔 잔소리를 하지만 사랑스런 아내 그리고 언제나 지켜봐 주시는 부모님 생명의 일부분이지 않은가? 일하기 전에 위험이 없는지 의심하고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