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에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2천명이 넘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무려 17조원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 GDP의 1~2%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이러한 손실은 결국에는 국민이 책임지게 되어 있지만, 더 직접적으로는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와 이들이 속한 사업주에게 귀착된다.

사업가가 사업을 하는 목적은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다. 사업가는 어떤 사업을 해서 이익이 될 것인지 손해를 입을 것인지 판단하여 결단을 내린다.

사업가는 이러한 판단을 내릴 때 막연한 느낌으로 하지 않는다. 냉정하게 시장 상황을 검토하고 세계 경제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고한다. 즉 사업환경의 여러 가지 위험요소를 알아내고 종합하여 평가한다. 사업가는 이렇게 경제적인 측면에서 위험성을 평가하는 전문가인 셈이다.

그렇다면 종업원의 안전에 있어서는 어떨까?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 이러한 방법을 적용하면 어떨까한다. 즉 자신의 근로자가 일을 하면서 어떤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지, 그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만약 노출된다면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를 미리 평가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면 어떨까 한다.

연저지인(吮疽之仁)이라는 고사가 있다. 중국 전국시대에 오기라는 장군이 사병들과 고락을 함께 하고, 병사들의 고름을 직접 입으로 빨아 낼 정도로 자애로왔다. 하지만 그 병사의 어머니는 통곡하며 울었다 한다. 사람들이 의아해 하자, 그 아이가 장군에게 감격하여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전투에 임할테니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답하며 울었다고 한다.

이처럼 병사의 가장 큰 용기와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장수의 애정이다. 마찬가지로 회사 직원들의 열의와 애사심을 일으키는 것은 인센티브보다는 사업주의 배려와 아껴주는 마음이 아닌가 한다.
 
사업주는 사업과 관련된 위험성 평가에 있어서는 이미 전문가이기 때문에 그 필요성과 방법은 이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에 관련된 위험성 평가를 더욱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수행되도록 하기 위해서, 금년도 9월 26일에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이 공포되었고 2013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고시에서는 “위험성평가”를 (가)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하고 (나) 해당 유해위험요인에 의한 부상이나 질병의 가능성과 중대성을 추정·결정하고 (다) 감소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과히 사업에서의 위험성 평가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위험성평가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하여 금년도에 “유해위험요인 자기관리 시범사업”을 벌여왔고 우리 군산지청도 296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이 시범사업을 수행중에 있다. 이 시범사업에서는 우선 사업주와 사업장의 안전보건담당자가 어떻게 위험성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할 것인지에 대한 교육을 먼저 실시한다.

그 후에 각자의 사업장에서 위험성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모니터링과 평가를 하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위험성평가를 수행한 사업장에는 그 노력을 인정하여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일정기간 면제하고 있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였다. 사업장의 위험을 알고 대비하면 안전사고나 직업병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