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오늘 또 다시 희망을 걸어 봅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인가 봅니다.

비록 희망과 꿈이 좌절되었다고 해서 다시 내일을 꿈꾸지 않는다면 살아갈 의욕도, 보람도 모두 반납하고 마는 셈이 됩니다.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식물인간과 다를 바 없게 되는 것입니다.

작년에 세계 각 나라에서 새 지도자를 뽑으면서 그들의 지도력에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일말의 희망을 걸었습니다.

그렇게 부푼 가슴을 안은 채 맞이한 새해도 화살같이 흘러 어느덧 반환점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기대한 만큼 달라지지 않은 것 같고 희망의 무게는 조금씩 가벼워지기 시작합니다.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다른 무엇을 위한 수단이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 그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인간의 무엇이 최종, 최고의 목적이어야 할까요?

인권, 인간의 본질, 인간다움의 실현 등등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지만, 종합하면 한마디로 인간 그 자체입니다.

목적이 정해졌으면 어떻게 그 목적을 달성할 것인가, 즉 방법이 중요합니다. 누군가가 그 목적을 이루어주면 좋겠지요.

정치하는 사람, 경제를 이끌어가는 사람, 사회운동 하는 사람, 도덕가, 종교인 등 많은 지도자를 손꼽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새 정부가 국민복지시대를 열겠다,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겠다, 국민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만 아마도 ‘나’와 ‘우리’를 모두 만족시켜주지는 못할 것입니다.

만족을 얻지 못하면 실망하게 되고, 또 다른 누가, 무엇이 없을까 하고 기웃거리게 되겠지요.

‘나’와 ‘우리’를 만족스럽고 행복하게 해주는 결정적인 주체는 자기 자신입니다.

원불교를 창립한 소태산 대종사는 우주의 큰 진리를 깨달은 후에 정신개벽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원불교에서는 4월을 깨달음의 달로 정하여 경축합니다.

깨달음의 확산으로 더 나은 세상, 더 복된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원불교 경산 종법사는 올 한 해를 “덕성을 기르고, 인정을 넓히며, 서로 합력하자”고 하였습니다.

‘나’와 ‘우리’의 진정한 복지가 무엇인지, 어떤 세상이 참으로 살기 좋은 세상인지를 잘 가르쳐주고 이끌어주는 말씀입니다.

쉬운 것 같지만, 그리고 흔한 얘기지만 제대로 실천해 보았는지, 실천되고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가 두고두고 좌우명을 삼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종교와 이념과 사상의 울을 넘어서서 그 뜻을 새겨보고 나를 비추어보는 새봄맞이가 되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