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의 근대역사문화유적,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2013-09-16 11:27:28
여울 김준기 시인
지방자치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여러 지방마다 묻혀있던 역사와 문화의 발굴 복원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우리 군산에서도 근현대사와 관련된 역사 문화 유적지를 찾아 발굴하고 보수하고 복원하는 작업이 최근 몇 년 동안 활발히 추진되어 상당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이렇게 복원된 역사 문화 유적이 관광 효과를 높이고 시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홍보되고 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 따르면 2013년 전반기 관람객이 10만 명을 넘고 입장료 수입도 1억 원을 넘었다고 한다.
역사박물관과 함께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있다는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와 옛 조선은행, 18은행, 세관 등의 건축물 복원, 장미갤러리, 공연장, 카페 등 문화거리 조성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산의 근대문화는 고종황제의 칙령에 따른 군산항의 개항(1898. 5. 26)이 그 배경을 이루고 있다.
군산항의 개항은 당시의 제국주의적인 시대적 상황이 대국이라 칭하던 청나라가 서구열강에 의해 유린당하는 현실을 보고 위기의식을 갖게 된 고종황제가 군산을 각국의 공동조계지로 만들어 서구제국의 침략에 앞서 공동 조계지를 만들어 열강들을 서로 견제하도록 하려는 외교정책의 일환이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일본의 팽창주의에 휩쓸려 나라의 주권을 빼앗기고 이후 36년 동안 정치 경제 문화와 고유한 역사까지 수탈당하는 치욕의 세월을 겪게 되었다.
우리 군산에는 일본제국이 오랜 전쟁으로 어려워진 그들의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소위 내국인이라 하는 일본국민들을 조선으로 이주시켜 강제로 탈취한 농토를 관리하며 김제만경평야에서 생산되는 막대한 쌀을 수탈하고 쌀 생산과 관리시설, 운반을 위한 교통시설 등 수탈정책을 펼쳐 오늘날 까지 관련 현장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이렇게 발굴 복원된 유적과 대표적 관련 시설이 근대역사박물관을 중심으로 한 조선은행 건물과 세관, 군산 내항 주변의 부두시설과 여러 건물들이다.
이처럼 치욕적 일제 식민지시대를 중심 배경으로 한 근대역사유적을 복원하고 보수하고 보존하려는 이유는 앞으로 이러한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게 하기 위한 국민교육의 장으로 제공하기 위해서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다행스럽게도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하니 막대한 시비를 투자한 보람이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한편으로 상당한 염려가 따르는 것은 이러한 관람의 효과가 단순 관광 효과에 그치거나 기대하는 국민교육 효과에 미치지 못하지 않나 하는 우려와 오히려 일제시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역효과를 자극하지는 않나 하는 걱정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제시대를 체험한 일부 국민들은 일제의 건축기술이나 조선인들의 정신을 회유하기 위한 문화정책에 대해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동조하거나 미화하는 등 일제시대의 향수를 부추기거나 정당화하는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근대역사문화 관광의 부작용을 없애거나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의도적이고 치밀한 관람 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한다.
먼저 관련시설의 목적을 확실하게 밝혀 제공해야 한다. 일제가 군산항에 부두를 만들고 부잔교를 설치한 목적은 과연 무엇인지, 일본 은행과 히로쓰가옥, 시마타니창고의 건축술을 볼 것인지 수탈의 표본을 볼 것인지 관점을 명확이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본질적인 관람 목적의 제시와 함께 문화해설사의 문화 정체성 교육도 이루어져야 한다. 근대역사 관련 인물의 동상 제작도 같은 맥락에서 조명되고 검토되어야 할 것이며 채만식문학관도 그의 문학사적 성과와 함께 친일행적의 성찰도 조명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자칫 건강을 위해서 찾아간 병원에서 병을 얻어오는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될 것이며 역사로부터 얻는 교훈으로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을 다시 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