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전력 사용의 과제는 날씨가 서늘해졌다고 해서 완전히 해결된 것 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발전량의 대부분을 감당하고 있는 원전들이 발전을 멈추는 소식이 언제 들려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그것은 어쩌다가 발생하는 고장이 아니라 예측된 고장이라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원전의 주요 부품들이 정상적인 과정을 통하여 조달된 정품들이 아니기 때문에 원전들이 발전을 멈추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두려운 현실인 것이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 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원전 시험서 위조 사건은 결코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엄청난 부정부패를 저질렀다는데 더 큰 심각성이 있다. 그 동안 원전비리에 고착된 사슬 구조를 끊어버리도록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을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대구역에서 어이없는 열차 사고가 발생했다. 그것도 5년 전의 사고 현장에서 같은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사고의 원인에 대한 현상적인 판단이 난무하고 있지만 그 근본 원인은 사고에 대한 불감증과 무책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보면서 그 원인이 여러 가지로 말해지고 있지만 그 근본 원인은 세 가지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 한 가지는 불감증이다. 우리는 수많은 사고와 손해 그리고 아픔을 겪으면서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제 그러한 일이 있었느냐는 식으로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정신적인 불감증을 앓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분명히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 자리에 서려고 하지 않는다. 특히나 잘 사는 사람들 또한 지도층의 사람들일수록 그 같은 문제점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여기서 분명한 문제점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 것은 곧 비리이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하여 무감각하고 무책임하게 되면 그 것은 곧 비리를 낳게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우리들은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하여 너무도 무감각하다는 것이다.우리 사회가 참으로 잘되기 위해서는 불감증, 무책임,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