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총장이라는 자리2013-12-03 09:49:27
김항석 군산대 명예교수 경박
오늘날 대학의 규모가 커지고 조직이 복잡해짐에 따라 대학경영과 행정에 있어서 개혁과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개혁과 변화 속에서도 대학경영의 핵심적 쟁점은 대학의 의사결정구조가 대학경영자(국립-정부, 사립-재단)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가? 대학구성원(교수, 직원, 학생)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가? 이다.
다시 말하여 대학경영에서 공공성을 『경영적 자율성과 경제적 효율성에 비중을 더 두어야 하는가?』 아니면 『학문의 자유와 대학 자치에 더 두어야 하는가?』이다. 이는 대학 총장선출의 준거를 『경영의 효율성』 과 『대학의 자치권』중 어디에 비중을 더 두어야 하는가? 의 문제로 귀결된다.
대학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 중 총장의 리더십과 업무수행능력은 단일 변수로는 가장 영향력이 막강한 변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대학들은 보다 우수한 총장 선출제도를 채택해서 훌륭한 총장을 선출하고자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학총장을 국립대학은 정부가 사립대학은 재단이 임명하였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민주화의 열풍을 타고 대부분의 대학에서 총장 직선제를 도입하였다.
총장 직선제는 대학의 민주화와 자율의 상징으로서 대학 경영에 전횡을 행사해 온 정부와 재단을 견제하고 교수들이 대학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적 과정이자 민주화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총장직선제가 도입되면서 총장선거는 현실정치판을 방불케 하는 혼탁한 총장선거전이 벌어져 왔다. 선거캠프가 차려지고 선거전이 과열되면서 온갖 조직과 자금이 동원되고 권모술수가 난무한다.
이러한 혼탁한 총장선거를 겪어 본 많은 교수들은 총장선거를 외면하기도 한다. 누가 되든 어떤 방식으로 총장이 선출되든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다.
총장직선제에 따른 폐해와 부작용을 없애고 대학을 개혁하기 위해 정부가 『국립대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총장직선제 폐지를 추진하여 지난 6월까지 전국 39개 국립대 모두가 학칙을 개정해 총장직전제를 폐지하고 총장선출방식을 『총장 추천 위원회』 를 통한『총장 간선제』로 바꾸었다. 이에 따라 교수뿐만 아니라 직원, 학생 그리고 동창회, 시민단체 등 지역사회 인사까지도 총장선출에 직접 참여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날 대학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와 개혁을 거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무한 경쟁의 교육시장에서 21세기 대학 발전의 비전과 이상을 제시하고 변화와 개혁을 선도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시대의 대학 총장이라고 하는 자리는 과연 어떤 자리인가? 우선 대학이 혼탁한 현실 정치판이 아닌 지성과 명예의 전당이 되기 위해서는 선거과정이 현실 정치판과는 달라야 한다. 너무도 진부한 말이지만 대학의 목적은 교육과 연구 그리고 사회봉사이다. 그런데 대학에서 총장 후보들이 권력과 명망을 쫓아 현실정치판을 방불케 하는 혼탁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가
시대 상황에 따라 대학총장상도 크게 바뀌고 있다. 높은 덕망과 학식을 갖춘 최고 권위의 학자와 교육자라는 전통적인 총장상은 크게 퇴색 했지만 그렇다고 현실 정치판을 닮아가는 패거리 정치에만 능한 자가 총장으로 당선되는 직선제의 폐단을 범해서는 안 된다.
그래도 대학총장은 학식과 인품을 갖춘 학자와 교육자로서, 21세기 경쟁사회에서 대학의 비전과 이상 그리고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갖춰야 한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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