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함께 통곡하고 일어서자2014-04-23 17:01:21
군산성결교회 권성만 목사
지난 4월 16일 아침 진도 앞바다의 세월호 침몰 사건 긴급 뉴스를 듣는 순간 1993년 10월 10일에 일어났던 위도 앞바다 서해 페리호 침몰 사건의 악몽이 겹쳐지면서 잠시 동안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내 왜 이런 일이 이 나라에서 계속해서 일어나야만 하는가라는 분노가 일어났다. 아마도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 다 같았을 것이다.
인간의 생명은 다 같은 존엄성과 가치를 갖고 있지만 이번 침몰 사건으로 인해 희생된 다수가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개인에 따라서 느낌은 다를 수 있겠지만 이번 사건에서 우리 국민들이 반드시 짚고 가야할 문제점이 있다.
국민들은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이 바로 총체적인 불감증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배를 운전했던 선장을 비롯한 항해 직원들이 취한 자세와 행동을 보면 그들이 자신의 직임에 대해 너무도 안일했고 또 무책임했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맨 먼저 구조를 받은 선장이 물에 젖은 지폐를 말렸다는 사실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유고시 자신들만이 아는 통로를 따라서 그것도 자신들만의 연락으로 모두가 함께 구조를 받은 선박 승무원들의 행동은 무슨 변명으로도 용납되어서는 안 될 살인 범죄 행위다.
그런가 하면 선박관제센터의 근무자들의 안일한 자세 또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수많은 사람을 태우고 가는 배가 뒤집혀서 물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데 태연하게 선장이 알아서 처리하라고 말한 것은 최악의 직무유기 행위인 것이다.
여기서 지나칠 수 없는 우리 정부의 재난 구조 시스템의 문제점이 나타난다.
재난 구조를 위해 이미 기구가 조직되어 있는데도 그 기능을 바로 발휘하지 못해 우왕좌왕 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여기서 우리 모두가 바로 알아야 할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
이번 사고 선박의 운영사인 청해진 해운의 실제 소유자가 한 때 우리 사회를 경악하게 만들었던 소위 오대양 사건에 연관됐던 인물이며 그가 엄청난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소위 가진 자들의 축재가 얼마나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가를 바로 보게 해주는 증거가 되고 있다.
바로 여기서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과제가 있다.
이미 저질러진 가슴 아픈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하느냐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초기 대응에 실패 한 점을 사과하고 피해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해서 밝히고 있다. 당연한 자세다. 부디 정치적인 발언과 일회성의 처방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 같은 문제의 와중에서 어둠속의 빛과 같은 이들을 보았다.
학생들을 끝까지 챙기다가 자신은 나오지 못한 22세의 여 승무원 박지영 양, 끝까지 학생들을 내보내고 자신은 차디찬 물 속에 잠긴 남윤철 선생님, 구명복을 친구에게 양보한 학생, 어린이를 안고서 필사적으로 나온 여학생은 우리 모든 국민들의 가슴에 진정한 사랑을 새겨 주었다.
그런가하면 우리 국민적인 따뜻함도 볼 수 있다.
진도 주민들은 구조된 학생들을 자신들의 모든 것으로 감싸 주었고 생업을 뒤로 하고 전국 각지에서 순식간에 모여든 자원 봉사자들의 사랑의 손길들은 피해자들의 가족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또한 전국에서 종파를 초월해서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수많은 이들이 있다.
우리는 분명히 국가적인 재난을 겪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인재라고 한다. 언제 이 아픔이 다 치료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참사로 생명을 잃은 이들의 죽음을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 국민들이 참사의 잘못을 자신에게 돌리고 스스로의 삶의 현장에서 불감증과 불법을 몰아내야 한다.
그리고 피해자들의 가족과 살아남은 학생들에게도 사랑을 전해야 한다. 우리 모두 통곡하고 일어서자.
그리고 새롭게 살아가자.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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