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후보의 자격, 똑똑한 시민2014-04-23 17:15:58
여울 김준기
6·4지방선거가 점입가경이다.
시·도의원과 시·도지사를 선출하는 국가적 행사가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공약 파기로 정치판이 한동안 방향을 잡지 못해 혼란스럽더니 선거를 50여일 앞두고서야 겨우 야권이 기초선거 공천으로 방침을 잡으면서 여·야 경쟁구도로 돌아서고 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기초선거 무공천’이라는 대통령 선거공약을 원천적으로 파기한 것은 집권당인데 이 공약을 지키려다 전멸하게 될 위기에 처한 야당이 그나마 집권당과 맞서 겨루기 위해 ‘공천’으로 돌아선데 대해 새누리당이 비난하고 나서는 모양은 마치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웃는 꼴이 되어 오히려 민망스럽다.
어쨌든 선거는 이제 본격적인 경쟁의 물결에 돌입해 우리 고장에서도 지방정치에 뜻을 둔 예비 정치인들이 우후죽순처럼 이름을 내밀고 있어 그 이름도 다 기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후보자들이 이처럼 많다는 것은 시민들의 정치의식이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후보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이 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따르기도 한다.
이렇게 난립한 후보들이 공천과정에서 걸러지고 선정돼 시민 앞에 나서겠지만 시민들의 선택을 받기위해서 갖추어야 할 후보들의 자격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첫 번째는 지방정치에 대한 ‘사명의식’이다.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기초지방선거는 출세해 권력과 재물을 얻거나 거창한 명예를 좇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다.
우리 지방의 발전과 주민의 생활 향상을 위해 봉사할 사람을 뽑는 선거이다.
후보에 나서려면 기본적으로 이러한 봉사정신을 갖추고 있는지 스스로 성찰해보아야 할 것이다.
인기가 많다거나 집안 종문이 넓다거나 돈이 많다거나 인맥이 넓어 로비를 잘한다거나 하는 것들은 후보의 절대요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하면 이런 배경을 믿고 정치하겠다고 나서지는 말아야 한다.
시·도 기초의원 선거제도가 처음 실시되었을 때 후보자들은 한결같이 시민에 대한 무료봉사를 외쳤으나 그 때의 초심을 지금도 지키고 있는 의원들은 얼마나 되는가?
가까운 일본이나 유럽의 기초의원들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보수를 받지 않고도 밤을 새워 사무실에 불을 밝히고 일을 한다. 우리 의원들 사무실은 어떠한가?
두 번째는 정책을 구상하고 기획하고 실천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 능력은 ‘선거공약’으로 시민 앞에 내보이게 되는데 지금 난립한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 진다.
시의원 후보인지 도의원 후보인지 국회의원 후보인지 시장 도지사후보인지 분간이 안 되는 공약들을 내세우는가 하면 실천가능성이 안보이거나 구체성이 떨어지는 구호성 공약들이 많다.
이런 공약들은 선거가 끝나면 잊혀지거나 파기되거나 수정될 것이다.
잘못된 중앙정치에서 배운 영향이라 하지만 지방정치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하는 현상들이다.
세 번째로 후보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함과 동시에 지역 실정에 대해 깊은 통찰이 필요하다.
적어도 우리 지방행정의 시책구조와 예산운용상황이 어떠한지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개선사항과 지역발전방향을 수립할 수 있으며 알찬 선거공약도 내세울 수 있다.
하늘에 뜬 구름 잡듯 의욕만 가지고 후보로 나오는 것은 시민에 대한 모독이다.
송나라 저공이라는 사람이 자기가 키우는 원숭이들에게 ‘도토리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반발하므로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 주겠다’고 하여 원숭이들의 불만을 수그러뜨렸다는 식의 중앙정치의 기만과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후보자들과 시민들은 다가오는 기초선거를 똑똑하게 치러야 할 것이다.
이제 40여일 뒤에는 지금의 혼란과 갈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펼쳐지는 선거운동을 보며 시민들은 후보의 자격과 선택조건들을 날카롭게 보고 듣고 판단할 것이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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