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장·차관 0시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2014-08-11 09:52:59
칼럼-여울 김준기
"거기 아무도 없소?"
세월호 실종자를 찾는 소리가 아니다. 전라도에 사람이 살고 있는지 묻는 어떤 이의 서글픈 말이다.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에 전북출신의 장관 차관은 한 사람도 없다.
참여정부 14명의 장·차관이 이명박 정부에서는 7명으로 다시 박근혜정부에서 0명으로 급락한 것이다.
광주와 전남을 포함한 호남권에 단1명이 고작이다.
역대 전무후무할 기록이다. 지역감정에 휩쓸려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지역편중 인사가 만들어 낸 ‘영남공화국’의 현실화를 보고 놀라서 하는 소리다. 대단하다.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가?
대한민국 의전서열 1위인 대통령(박근혜, 경북 대구)을 비롯해서 2위 국회의장(정의화, 부산), 3위 대법원장(양승태, 부산), 4위 헌법재판소장(박한철, 부산), 5위 국무총리(정홍원, 경남) 그리고 새누리당대표(9위, 김무성, 부산), 감사원장(10위, 황찬현, 경남), 청와대는 김기춘 비서실장(경남)이 장악하고 있다.
게다가 호남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안철수 대표와 박영선 원내총무,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도 부산 출신이고 박원순 서울시장도 경남 창녕 출신이다.
게다가 권력 핵심을 영남권으로 싹쓸이한 집권당은 국회의원 과반수를 훌쩍 넘겼다. 과연 이 나라가 ‘영남공화국’이란 말을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어느 신문은 현 정부 요직에 1급공무원 이상 차관급 호남권 인사가 한 사람도 없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 등 지역신문과 KBS전주방송도 특집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소리들이 허공에 내지르는 메아리 없는 공허한 소리로 들리는 것은 대통령부터 국민들까지 심지어 호남사람들 조차 진지하게 들으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직자 구조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정부 관련 여러 기관과 단체는 물론 대학과 학계까지 광범위하게 영남인맥이 확산되고 있다. 박대통령의 수첩 탕평인사에서 이런 현상은 이제 쉬쉬 할 일도 아니다.
오히려 당당하고 떳떳한 적재적소 소신인사라는 논리의 결과다.
대통령 선거 공약인 국민대화합과 ‘국민만 바라보고 정치하겠다’는 박대통령에게 전라도 국민은 보이지 않고 ‘지역균형 탕평인사’에서도 전라도 사람은 없다.
전라도 사람은 다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가. 등용해서 쓸 인재가 그렇게도 없는가. 그래도 순천 곡성 주민들은 7.30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뽑아주었다.
지역감정이 오히려 역차별을 극복하려는 시민의식으로 작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고려태조 왕건이 죽은 뒤 백년 후에 나타난 유언 ‘훈요십조(訓要十條)’를 멸망한 신라 권문인 최항(崔沆)의 조작으로 차현(車峴:차령) 남쪽 공주강(公州江:금강) 아래의 호남인재 등용 차단을 꾀했던 잘못된 역사가 21세기 대한민국에 재현되고 있다. 유신독재시절에도 이렇게까지 지역차별이 극심하지 않았다.
설마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영남공화국’을 만들었겠는가. 그러나 지난 선거 때처럼 멀쩡한 대통령을 살리자고 외치는 세력들은 충분히 신 훈요십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제라도 이 망국적 지역차별 정치풍토를 극복해야 한다. 박대통령은 ‘영남공화국’의 잘못된 권력구조를 시급히 깨뜨려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그 어떤 국가개혁 노력도 헛짓이 되고 만다. 청와대와 정부와 정부관련 모든 기관에 여러 지역 인사를 고루 등용하여 대탕평인사를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정권이 바뀌어도 나라가 혼란스럽지 않게 된다. 이 중대한 국가개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 시작해도 남은 임기 3년 반이 부족하다.
박대통령은 전라도국민을 진솔한 마음으로 보고 호남사람의 소리를 진심이 담긴 가슴으로 들어서 이 엄중한 상황을 풀어야 한다.
그리하여 호남을 정치기반으로 영남 인사가 대통령에 나서고 국회의원이 되는 것처럼 영남에서 호남인사가 지지를 받고 몸담고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국가개조의 첫 과제이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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