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교육의 과정도 행복해야 한다2014-10-07 20:07:18
당신의 자녀는 지금 행복합니까?
여울 김준기
요즘 초·중·고등학교의 9시 등교 문제가 사회적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에서 나온 이 시책이 차츰 전국적으로 번져나갈 조짐을 보이자 교육부가 이를 막으려 하기 때문이다.
‘9시 등교’의 목적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학교교육과 사교육에 시달리고 있는 학생들에게 아침시간의 여유를 조금 늘려주어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여주자는 의도일 텐데 교육부가 이를 제재하고 나서는 것은 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이 이 시책을 동조하고 나오기 때문으로 보인다.
친일과 독재 등 근대역사교육 왜곡과 함께 보수 진보의 편 가르기 잣대에 다름 아니다.
교육의 목적은 학문적 배경과 사회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로 규정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삶’의 실현이라는데 누구나 동의한다.
그런데 이 교육을 실천하는 시책을 두고 학교와 교육감과 교육부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나서는 것은 왜일까? 그 주장은 교육 본질적 논리와 사회 상황 논리에 따라 다르다.
성공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활동 과정에서 상당한 고통과 어려움을 감수하고 극복해 내야 한다는 일반적인 주장과 달리 ‘행복한 삶’을 위한 교육은 교육의 과정도 행복해야 한다는 본질적 논리가 교육사회 동의를 넓혀가고 있다.
고통극복 주장에는 무한고통 극복이 강조되는 위험성을 안고 있고 행복한 교육과정 주장에는 자칫 방임주의에 빠질 위험성을 안고 있다.
어느 주장이던지 극단에 치우치면 교육은 성공할 수 없다.
다만 선택의 방향을 인간중심 교육에 두어야 한다는 데에 다른 주장이 있을 수 없다.
성공적 교육을 위한 고통 극복론은 철학적으로는 성악설에 바탕을 두고 행복 교육론은 성선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인간은 생태적으로 미숙하고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무기력한 존재이기 때문에 자기극복과 강제적인 방법에 의해서 성장 발전시킬 수 있다는 논리에 바탕을 둔 고통 극복론에 대해 행복론은 인간의 본성은 악하지 않고 사회 여건에 따라 스스로 성장 진화하는 자기완성적 존재라는 관점에서 교육의 과정이 행복해야 교육의 결과도 더 행복할 수 있다는 논리에 바탕하고 있다.
이러한 두 주장은 사회상황에 따라 교육정책의 중심에 작용해 왔다.
전제군주사회와 독재정권 사회에서는 고통 극복 교육론을 앞세워 강압적 획일적 교육이 강조되고 우리나라의 경우 심지어 군사교육이 학교교육과정에 침투되기도 했으나 이는 시민의식이 깨어나고 시민운동을 통해 민주주의가 사회체제로 발전하면서 국민교육을 권력기반 강화의 수단으로 악용한 교육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이렇게 보면 ‘9시 등교’는 매우 작은 교육활동의 일부이지만 그 안에는 학생을 보는 교육적 철학이 담겨있는 매우 커다란 교육시책이다.
글쓴이는 학생들의 졸업식에 가면 ‘출세하려 하지 말고 성공하세요’라는 축사를 한다.
이 말에는 교육의 목적이 ‘행복한 삶’을 위한 것이지만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워 하거나 흔히 ‘출세’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음을 경계하기 위함이었다.
‘출세’는 행복의 한 요건이 될 수는 있으나 그것은 바람과 같아서 일시적이거나 한순간인 것이며 ‘행복한 삶’이라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과정) 함께 느끼는 삶의 높은 가치임을 깨우치기 위함이다.
교육의 과정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작은 성공’의 경험을 많이 이루어야 하며 교육은 이 ‘성공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최대한으로 제공해 주어야 한다.
지금 우리들의 자녀들은 무한경쟁의 입시 출세 교육에 내몰려 잠을 설치고 아침을 굶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고 부모들은 그 비용을 부담하느라 노후를 포기하고 있다.
과연 우리 자녀들은 행복한 것인가?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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