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결연 20주년 공연2014-11-17 09:56:00
오현(수필가. 군산예총사무국장)
중국 고전 삼국지에서 도원결의를 통해 천하통일의 꿈을 키우는 유비, 관우, 장비는 물론이고, 역시 가장 흥미롭고 뛰어난 인물 중 한사람으로 제갈공명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적벽대전에서의 호풍환우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제갈량의 우아하고, 여유로운 모양새에 이르러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흠모의 정을 버리기 쉽지 않다.
유비 현덕의 삼고초려로 정계에 입문한 제갈공명은 유비에게 천하를 삼분(三分)하라고 조언한다.
군사(軍師) 제갈량의 충심어린 제언을 그대로 따라 유비는 당대에 정치적으로 별 관심을 끌지 못하던 중국 남서부 양쯔강 상류의 궁벽한 형주 땅을 주목했다. 유비는 강동의 맹주 손권과 동맹하여 적벽대전에서 조조를 격파한 다음 익주, 목사유장을 공략해 승리하여 익주 목사가 된 뒤, 서기 219년에 스스로 한중왕(漢中王)이라 칭한다.
곧 국가를 세우니, 그것이 바로 촉한이다.
사실 이는 통칭이고 정식 명칭은 한(漢)이며, 흑자는 계한(季漢)이라 부른다.
계한이란 한실의 후예가 세운 마지막 나라라는 의미다.
하여간 수도를 청두로 정하고, 고조(高祖) 이하의 종묘를 세워 한나라의 정통성을 명백히 하는 흑한이 세워졌으니, 제갈량의 예언적 제언 그대로 중국 천하는 조조의 위(魏), 손권의 오(吳), 유비의 촉(蜀)으로 삼분이 된다.
삼국지에서 인상 깊은 형주지역의 촉한은 진나라 때 촉군, 한나라 때는 익주, 당나라 때는 삼남동서의 도(道), 송나라 때는 사천로(四川路)라고 불렀다.
원나라 때는 사천행성을 두었고, 명나라와 청나라에 이르러 ‘쓰찬성(四川省)’이 되었다.
중국은 넓은 대륙 만큼이나 변화무쌍하고 역사가 깊다.
중국이 세계무대에서 고독한 2인자로 전락하고 있다. 급속한 영향력 확대와 자원 싹쓸이, 인권 등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한 외면 등이 겹치면서 중국에 대한 세계의 견제는 조직적이고 뚜렷하게 진행 중이다.
게다가 중국은 내부적으로 경제성장 방식 전환이라는 난계에 직면했다. 중국을 향해 내우외환의 거친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그렇지만 무섭게 성장을 하는 중국의 힘은 막강하기만 하다.
중국 사람들이 일생동안 가장 많이 하는 말은 하오(好) 일 것이다.
이들은 좋아도 ‘하오’라 하지만 싫어도 ‘하오’하며 넘어간다. 이것이 호인주의다.
중국인들은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는 경우가 드물다.
말을 할 때나 글을 쓸 때 여운을 남기는 게 특징이다.
이들은 의견을 말할 때 숨은 생각을 남기며 은근하게 표현하는 화술을 구사한다. 그들의 민족성 때문일 것이다.
매사 좋은 게 좋다는 ‘하오하오’를 즐겨하고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 은근히 에둘러 표현한다.
나라가 크고 민족성이 독특하고 거대한 변화가 급속도로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중국을 지금 우리는 역사의 새옹지마를 보는 중이다.
군산시가 중국 산동성 연태시와 자매도시와 결연을 맺은 지가 20년이 된다.
중국 현지에서 20주년을 기념하는 양국, 양도시 행사에 미술, 사진전과 합동공연을 위해 10월 26일부터 30일가지 군산 예술단 일행이 연태시를 방문하였다.
그동안 활발하게 진행되어 온 우호교류 추진 사항을 되돌아보고 앞으로도 경제, 관광, 교육, 문화 등 다양한 교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동안 미술협회와 사진작가협회가 양국을 서로 오가며 전시회를 가졌고, 예술, 문화체육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이어 오고 있으며 이번 군산예총 예술단의 국악, 무용공연이 연태시와 래양시 두 도시에서 진행되었다.
우리 예술문화의 우수성을 과시하는 공연에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2천년 전의 저 옛날 그야말로 변화무쌍한 나라 중국과 21세기에 이웃이 되어 지내는 게 그저 꿈만 같다.
현지인들에게 깊은 감명을 안겨준 예술인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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