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당신은 꼰대입니까 어른입니까?2015-03-26 09:16:59
여울 김준기(시인, 전 군산여고 교장 )
뜬금없이 인터넷에 ‘어른’과 ‘꼰대’가 화두로 떠돈다.
곰곰 생각하니 이 시대 이 사회에 어르신은 많은데 진정한 ‘어른’은 쉬이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보통 나이가 예순 줄에 올라 환갑을 넘으면 흔히들 ‘어르신’이라고 불러 예의를 갖춘다.
예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했으니 다들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어르신 쪽에서도 그러려니 한다.
그런데 그 어르신들이 어른 노릇을 못하고 있어서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어른(어르신)에 대한 국어사전의 풀이를 보면 ‘1. 남의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 2. 아버지와 벗이 되는 어른이나 그 이상 되는 어른을 높여 이르는 말’ 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일상적으로는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나이나 지위나 항렬이 높은 윗사람, 결혼을 한 사람, 한 집안이나 마을 따위의 집단에서 나이가 많고 경륜이 많아 존경을 받는 사람’을 일컬어 어른, 어르신이라고 한다.
이러한 어른들은 지혜와 경륜이 높아서 젊은이들의 스승이며 멘토(길잡이)의 역할을 하여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높은 교육적 기능을 한다.
꼰대(꼰데)의 사전적 뜻은 ‘1. (일반은어) ‘늙은이’를 이르는 말 2. (학생들의 은어) ‘선생님’을 이르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
'늙은이', '선생님', '아버지'를 뜻하는 속어 또는 은어로서 원래 꼰대는 '속이 좁고 꼬장꼬장한 사람' 정도를 뜻하는 말로 청소년들이 자신의 아버지나 선생님, 나이든 사람을 부정적으로 부를 때 쓰는 또래말인 것이다.
어른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인 은어가 이 시대에 인터넷 사회관계망(SNS)에서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는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어르신’들이 갑작스럽게 또 새삼스럽게 사회적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즈음이었다.
한 대선 후보가 어느 지역 경로당에 가서 ‘어르신들은 편히 쉬십시오’라고 말한 것이 노인을 폄하했다 해서 정치적 반대세력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고 마침내 무릎을 꿇고 사과하게 만들어 언론에 대서특필로 떴다.
반대로 어느 당 후보 측에서는 탑골공원 등 공원 이곳저곳에 모여 소일하고 있는 어르신들을 모셔다가 ‘무슨 무슨 연합’ 으로 조직화하여 선거에서 유리한 효과를 거두는 약삭빠른 선거 전략을 폈다.
이 조직은 2012대선에서도 그 당에 의해 전국 규모로 확대 이용되었고 이후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마치 이 나라 어른 사회를 대표하는 듯 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서 어른에 대한 완곡한 사회적 비판의 표현으로 ‘꼰대’라는 은어가 인터넷 사회관계망(SNS)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신문 칼럼은 꼰대와 어른을 다음과 같이 특징짓고 있다.
꼰대는 성장이 멈춘 사람이고, 어른은 성장을 계속하는 사람이다.
나이 들어 늙어가면서 성장을 멈추면 꼰대가 되는 것이고 성장이 지속되면 어른이 된다.
성장이 멈춘다는 것은 생각과 지혜가 과거에 머문다는 것이고 성장이 지속된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변화를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다.
요즘 세태에 비추어 보면 꼰데는 과거지향적이고 관변이나 힘있는 세력권 주변에서 서성이거나 지혜와 경륜보다는 오히려 대우받고 명예를 좇아 시류에 편승하려는 이기심으로 앞장서기를 좋아하는 행태를 보인다.
이런 모습의 어르신들이 사회의 주류로 자리한다면 이 사회가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그러나 젊은이들이여, 아직 우리 사회의 더 많은 어른들은 날카로운 지성과 밝은 지혜와 따뜻한 경륜을 지닌 참 어른으로서 그대들의 미래에 든든한 길잡이 임을 믿어도 좋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