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현대인과 가족 그리고 종친2015-05-15 10:12:57
고석문 고씨 군산종문회장, 전 교장
뿌리 없는 나무가 없고 근원 없는 물이 없듯 우리 인간은 조상과 부모를 통해 이 세상에 왔기에 예로부터 효도를 인간됨의 가장 으뜸 덕목으로 삼고 살아왔다.
그러나 최근 산업기술과 지식 및 시장경제의 눈부신 발전이 우리 삶의 패턴을 변화시켰고 그간 끈끈한 유대로 이어오던 가족과 종친간의 관계가 점차 느슨해지고 소원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전에 없이 흉악하고 패륜적인 범죄가 늘고 있어 우리 삶을 한번쯤 되돌아 봐야할 때가 아닌가 한다.
일찍이 사회학자 데이비드 라이스먼은 저서 ‘군중속의 고독’에서 인간관계로 본 인간의 유형을 전통·내부·외부지향형으로 나누고 현대인을 외부지향형이라 분류했으며, 그 특성을 군중 속에서 자아를 상실한 채 살아가는 고독한 군중이라고 정의했다.
자연히 가족이나 종친 및 타인에 대한 관심은 소원해질 수밖에 없고 우리 생활을 기계적 타산적인 생활로 만들어 사람 사이의 따뜻한 정을 불식시키고 삭막하고 메마른 인간관계로 몰고 가고 있다.
심한 경우 우울증에 빠지거나 예측 불가능한 일탈행동에 빠지는 근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으로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지식과 기술, 시장경제의 발전은 인간답게 살며 이웃과 따뜻한 정을 교감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바쁜 일정 속에 분주하게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이전보다도 더 가족 간에 대화하며 애정을 갖고 생활하려는 의지와 배려는 물론 종친과의 관계도 더욱 따뜻하고 끈끈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도 서로가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짐이 되지 않으며 자조 자립하려는 정신을 갖고 생활한다면 금상첨화라 할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종친은 같은 조상의 후손으로 한 핏줄 한 가족이지만 여러 대를 거치다보니 촌수가 멀어졌다.
그래서 우리는 종문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종친간의 따뜻한 정을 나누며 끈끈한 유대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상호간의 호칭문제가 따르게 되는데 종친간의 예절과 격식은 시대에 맞게 간소화 하고 항렬의 높낮음에 관계없이 상호 존칭을 쓰는 것이 좋다고 할 것이다.
끝으로 공자님이 효경에서 자기의 부모를 사랑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패덕 이라 하고 자기 부모를 공경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공경하는 것을 패례라고 했는데 그렇게 하는 것은 모두가 덕과 예에 어긋난다고 보기 때문이었다.
이에 우리는 먼저 가족과 종친을 챙기고 다음에 이웃을 챙기라는 이 교훈의 의미를 심사숙고 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물론 묵자님은 겸애설을 주장하며 타인의 부모도 내 부모와 똑같이 사랑하고 공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과 거리가 있으며 이상에 너무 치우친 감이 있다고 할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가족과 종친과의 관계를 예전보다 더 끈끈하게 유지하면서 따뜻한 애정을 갖고 대화하며 이웃과도 서로를 격려하고 협력하며 생활하는 것이 오늘날처럼 어렵고 힘든 세상을 보다 여유롭고 넉넉하게 사는 지혜요 슬기라 할 것이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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