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교사를 넘어 스승으로 가는 길2015-05-19 10:05:49
여울 김준기 시인. 전직 교장
푸르른 신록의 계절 5월은 은혜와 사랑이 가득한 달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연휴 속에 온통 축제를 이루고 15일엔 스승의 날을 맞는다.
아이를 둔 부모들은 선생님께 어떻게 인사치레를 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하고 옛 스승을 떠올리며 학창시절의 추억에 젖기도 한다.
스승의 날은 교권존중과 스승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교원의 사기진작과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해 지정된 날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선생님의 노고에 감사하는 날을 정해 기념하고 있으며, 10월 5일은 세계 교사의 날(World Teachers' Day)로 정해져있다. 우리나라는 세종대왕의 양력 생일에 맞춰 5월15일을 스승의 날로 삼고 있다.
이처럼 뜻있고 축하해야 할 스승의 날이 치열한 경쟁사회의 함정에 오염되어 학교사회도 학부모사회도 불신풍조에 서로를 경계하는 상황이 된지 오래다.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권과 학부모의 교육권이 충돌하는 사태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면서 교육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학생의 인권이 교육의 대명제임은 말할 나위 없는 것이며 학습권과 교권과 교육권은 상호보완적 관계이지 배척관계가 아니다.
그럼에도 이런 문제가 교육사회에 불신풍조로 작용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교육적으로 과도한 경쟁구도에 휩쓸려 성숙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교육현상을 절실하게 나타내는 것들 가운데 하나가 선생님에 대한 호칭이다.
‘선생님’은 ‘학생을 가르치는 이’를 높여 부르는 사회적 존댓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에게나 사용되는 일반명사일 뿐이고 직급을 나타내는 ‘교사선생님’으로 바뀐 지 오래다. 존경하는 선생님이 아니라 한 직업인으로 불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선생님’을 넘어 ‘스승’이란 말이 선생님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
이제 우리 사회는 넘치는 ‘선생님’을 넘어 ‘스승’이 필요한 사회가 되었다.
학생들에게 지식과 기술을 전하는 직업적 ‘교사선생님’을 넘어 ‘삶의 지혜’를 가르치는 인생의 ‘스승’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이다.
수많은 학원들과 기관들이 온갖 지식과 기술들을 경쟁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이 시대에 ‘교사선생님’은 교육의 차원을 높여 이들 지식과 기술을 사람답게 사용하는 지혜와 용기를 가르치는 인생의 ‘스승’으로 거듭나야한다.
‘스승’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은 ‘사랑’과 ‘열정’이다.
사랑은 학생인권을 존중하고 열정은 교사의 교권을 바로 세우게 한다.
사랑은 편애를 배척하고 열정은 배려와 포용을 실천하게 한다.
사랑은 제자들을 평등하게 대하고 열정은 선생님에게 돈과 지위와 권위에 매달리지 않게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교사선생님’들에게 결코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
선생님의 교권을 위협하는 일들도 일어나고 선생님의 자존심을 상처받게 하는 일도 일어난다. 스승으로서의 사랑과 열정을 포기하게 하는 사회적 유혹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에는 ‘스승’에 대한 존경과 기대와 소망이 오랜 전통으로 뜨겁게 흐르고 있다.
‘교사선생님’은 이 사회의 이 시대의 이 겨레의 ‘스승’이 되어야 할 최고의 가치로서 사랑과 열정을 믿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교사선생님들이 스승으로서 보람과 자부심을 갖도록 좀 더 성숙해져야 하고 더 많은 지지와 신뢰를 보내야 한다.
교육은 사회발전과 국가발전 나아가 역사발전의 원동력이며 교사선생님은 그 교육현장에 선 선구자요 시대의 스승인 것이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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