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국회의원, 특권을 버리면 국민이 보인다2016-05-03 09:37:20
여울 김준기(시인. 전직 교장)
4·13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은 지난 세기의 바둑 대결에서 천재적 지능을 발휘한 알파고를 이긴 이세돌의 묘수 4국 ‘78’과 같이 절묘한 선택이라고 평한다.
권력에 취하여 국민 위에 군림하던 오만한 집권당 새누리당을 과반수 아래로 끌어내리고 집권당의 독주 앞에 휘둘리기만 하는 무력한 제1야당 더민주당에게 힘을 실어주면서도 결코 자만하거나 계파정치를 못하도록 제3당 국민의당을 내세워 정치의 새로운 방향을 촉구하는 참으로 절묘한 결과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민의 선택 앞에 비로소 권력과 정치인들은 무서운 국민의 힘을 깨닫게 되었다고 몸을 숙였다.
그토록 고고하게 오만과 불통의 권력을 휘두르던 대통령도 선거 후 첫 참모회의에서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들겠다고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외신들은 박근혜대통령의 불화가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고 보도하면서 이제 여당만의 독주는 어렵게 되었으며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들이 모인 정치기구이다. 당연히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뜻이 국가 운영에 반영되도록 법적 정치적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그러나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순간 그들은 국민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권력의 주변을 맴돌며 패거리를 만들거나 국회의원에게 주어진 특권에 취해 정치꾼이 돼버린다.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타락하게 되는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지만 현재 법적으로 보장된 200여 가지 특권들이 국회의원들의 정치활동을 변질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국회의원의 보수는 연평균 세비 1억3796만원과 의원실 운영 지원비 9100만원, 특별활동비, 정근수당, 명절휴가비 등을 포함해 3억 원을 훌쩍 넘는다.
여기에 승용차가 주어지고 9명의 보좌관을 거느리고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정치후원금과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세금도 내지 않고 수억 원을 챙기기도 한다. 게다가 4년 동안 어떤 일이 있더라도 파면이나 해고, 세비지급정지를 당하지도 않는다.
물론 이 특권들은 그들 스스로 만들어 가진 것이니 더욱 어처구니없다. 이렇게 막강한 특권을 주는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선 복지국가인 덴마크 국회의원들의 세비는 우리 돈으로 600여만 원이다.
이들에게는 전용차도 주어지 않아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래도 그들은 ‘우리도 다른 국민들과 같은 시민이기 때문에 특권을 요구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가까운 일본의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 선거운동 기간 동안 국회를 개혁하여 그 특권들을 축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었다. 표를 받기 위해서 그들 스스로도 새로 국회의원이 되면 국회개혁에 앞장서겠노라고 외치기도 하고 어떤 당에서는 서약서를 쓰기도 했지만 국민들은 크게 믿지 않는다.
그런데 선거가 끝난 지금, 정치 환경은 크게 달라졌고 국민정서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게 변하였다.
그들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눈이 한층 날카로워진 것이다. 적당히 기득권을 지키며 권력을 좇아다니고 특권이나 즐기다가는 다음 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된서리를 맞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20대 국회에 입성한 국회의원들은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 과도하게 주어진 그들의 특권을 여지없이 내려놓고 국민들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받아들여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차기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단언컨대 국회개혁에 앞장서는 의원은 여야를 불문하고 차기 선거에서 다시 선택받을 확률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회개혁의 선두에 서는 정당은 2018년 대선에서 국민들의 지지율이 크게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 20대 국회를 40여일 앞두고 정당들은 세력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정치는 힘이라는 현실적 상황을 간과할 수 없겠지만 그 힘이 결국 국민들을 위한 힘이어야 하고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이어야 지속 가능한 힘이 된다는 것을 정치인들은 명심해야 한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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