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정유라(최순실의 딸)가 보는 세상2016-12-02 16:55:55
- 제 2,3,4…의 정유라를 키우는 사회 -
여울 김준기(시인. 전 교장)
‘돈도 실력이다.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역사상 초유의 대통령 스캔들을 몰고 온 민간인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자기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던진 말이다.
정유라가 에스엔에스(sns)에 올린 글은 그녀가 생각하는 부모 친구 학교 사회에 대한 것들이 소름끼치게 읽혀진다.
정유라의 어머니 최순실은 반무당의 미혹에 빠진 대통령을 조종하며 그 배경을 이용하여 온갖 부정한 짓으로 사리사욕을 채우고 나라를 어지럽혀 대통령과 함께 온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정유라는 그런 어머니의 힘을 이용하여 다른 경쟁자들을 밀어내고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이라는 이화여자대학교에 입학하고 입학 후에는 출세욕에 사로잡힌 교수들의 비호로 학교를 나오지 않고 출석을 인정받고 강의를 듣지 않고 학점을 받았다.
지도교수는 정유라를 만나러 중국으로 유럽으로 쫓아다니고 과제도 대신해 주었다. 대기업으로 부터는 수십 억 원의 돈을 받아 수억 원짜리 말과 집을 사고 애인과 유럽생활을 한다. 그야말로 황제 대학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살고 있는 정유라에게 세상은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 있는 우리 부모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 대학도 교수도 기업도 떡 주무르듯 하는 자기 어머니를 그녀는 대통령도 조종하는 초능력자로 보고 있다.
굳이 학교를 가지 않아도 도서관에 가서 힘들게 공부하지 않아도 시시콜콜 강의를 듣지 않아도 목을 매고 승마 연습을 하지 않아도 어머니가 알아서 다 처리해주지 않는가.
대통령 비서관도 핸드폰을 자기 셔츠에 닦아서 바치는 어머니의 능력을 딸은 신처럼 믿는 것이다. 이런 정유라에게 과연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보이겠는가?
정유라는 자기를 비난하는 학생들에게 ‘나도 니네 상대하기 싫고 나 놀기 바쁘고, 니까짓 더러운 것들이랑 말 섞기 싫어. 지금 함께 있는 네 명의 친구들도 다른 애들과 어울리지 않기 위해 마지못해 만나고 있는 거야.’ 하고 쏘아붙인다. 그녀는 굳이 친구를 사귈 필요를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다른 애들은 더럽고 무능하고 개돼지 같이 보는 것이다.
정유라는 대학 입학 면접관 앞에서 ‘금메달을 보여드릴까요?’하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 메달은 입학조건에 해당 없는 것인데다 가지고 들어온 것 자체가 입시규정을 어긴 것이었다. 그런데도 면접관들은 최고점을 주어 다른 경쟁자들을 떨어뜨리고 그녀를 합격시켰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며 애인을 만들고 애를 낳고 어머니가 만들어주는 초호화 환경에 파묻혀 사는 그녀에게 친구도 사회도 학교도 교수도 자기 발아래 굽신거리는 개돼지 같은 존재일 뿐인 것인데 무슨 사회적 가치와 조화로운 인간관계 형성이나 도덕적 존경이나 학문적 가치를 배울 필요를 느낄 수 있겠는가? 과연 최순실은 사랑하는 딸을 행복하게 키운 것이며 정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 사회를 아름답게 살아갈 한 인간으로 성장한 것일까?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은 모두 자식을 사랑하고 성공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간절한 소망으로 좀 더 좋은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해 그야말로 피땀 어린 정성을 쏟아 붓는다. 교육은 사회적 경제적 인격적 신분상승을 이루는 가장 객관적이고 확실한 사다리이다.
젊은이들은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서 청춘의 열정을 불태우며 그들의 꿈을 이루어 간다. 거기에 부모의 사랑이 영양이 되고 친구와의 교류가 힘이 되고 교육이 동력이 되고 사회관계에서 가치로운 삶의 방향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허영과 출세지향의 자녀관, 눈앞의 돈과 권력에 흔들리는 교육자, 무한경쟁의 늪에 빠진 학교, 정권의 입맛대로 끌려 다니는 교육행정, 이런 비교육적인 사회풍조에 젖어 동참하고 있는 부모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서글프지만 제2의 정유라는 우리 이웃에도 있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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