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진실을 말해다오2017-01-16 17:26:20
최정욱 법무사
맹자가 제선왕을 찾아보고 나눈 이야기입니다.
“처자를 친구에게 맡기고 초나라에 다녀오니 그 친구가 처자를 돌보지 아니하여 고생이 자심하였습니다.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 그런 사람이라면 당장 절교를 해야 합니다.”
“대부가 그 부하를 제대로 거느리지 못하여 고을 백성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그야 대부를 당장 그만 두게 해야지요.”
“임금이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여 온 나라 백성이 고통을 받는 다면 어찌해야 합니까?”
“그-야, 음...” 제선왕은 좌우를 둘러보며 말은 잇지 못하고 입맛만 쩍-쩍- 다셨습니다.
자기 잘못은 인정하지 아니하고, 솔직히 시인하여야 할 것은 시인 하지 아니하면서 우물쭈물하는 이런 경우를 두고 옛 사람이 말하길 “고좌우 이언타(顧左右 而言他”) 라고 했습니다.
소도독이 절도죄로 법정에 섰습니다. 판사가 할 말이 없느냐고 묻자, 도독이 말하기를 길거리에 낡은 새끼줄이 있어서 치우려고 들고 왔더니 그 뒤에 소가 따라 왔다고 합니다.
이 사람이 도독입니까? 아니면 거리에 떠도는 쓰레기를 치워준 의인(義人)입니까?
근자에 핑계와 변명으로 온통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누구 누구를 보는 것 같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에는 철강산업으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항제철이 있지만 포항제철 보다도 더 강한 쇠를 생산하는 모로쇠 공장이 있습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관운장이 사용하였다는 청룡언월도나 장비가 쓰던 장팔사모 같은 구식무기로는 모로쇠로 만든 신식 방패를 들고 대항하는 기춘 도승지나 우거지 승지 같은 지략가가 포진하고 있는 거시기를 공략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희랍 신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크레타라는 섬나라에 손재주가 좋은 다이달로스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크레타 왕 미노스는 이 사람에게 “사람이 들어 갈수는 있으되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나올 수 없는 미궁(迷宮)을 만들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미궁이 완성되자 왕은 머리는 소이고 육신(肉身)은 사람이면서 선남선녀만을 잡아먹는 미노타우스로스라는 괴물을 가두어 버렸습니다.
한번 미궁에 갇히면 생전에는 탈출할 수 없고 이는 곧 죽음을 의미 합니다.
우리는 어떤 사건이 잘 해결되지 않을 때 미궁에 빠진 사건이라고 하고, 미궁안에 있는 복잡한 길을 미로(迷路)라고 합니다.
아테나이의 왕자이자 영웅인 테새우스는 실타래를 몸에 두르고 스스로 제물이 되어 이 미로를 따라 미궁으로 들어가서 괴물을 죽이고 잡혀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무사히 탈출을 합니다.
자, 이 신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요?
아무리 거대한 미궁(迷宮)속에 복잡한 미로(迷路)와 단단한 모로쇠로 무장 한다하더라도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표현 한 것은 아닐런지.
요새는 하도 지겨운 이야기라 뉴스자리에 앉히기도 싫은 최순실이나 미스 박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사람이 회식비를 부담하기로 하는 모임도 있습니다. 그러나 5분이 채 못되여 언제 그랫느냐는듯이 대통령 탄핵소추 운운하면서 목에 핏대를 세우는 것이 목로주점에서의 흔한 풍경입니다.
최순실을 연결고리로 하여 정경유착의 비리를 저지르고 국정농단을 부추겨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게 되자 검찰수사나 특검조사에 누가 시킨것도 아니고 스스로 성실히 임하겠다고 하던 박대통령은 보이지 않고,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변론에서 대리인이라는 서 모 변호사는 광화문 대규모 촛불집회는 민심이 아니고 종북세력의 책동이라고 색깔론을 덧씌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거시기한 욕설이 튀어나왔습니다.
어린 학생부터 유모차를 밀고 나온 새댁, 소 달구지를 끌고 나온 농부에 이르기 까지 백만이 넘는 인파가 경건하리만치 질서 있는 평화시위를 하는 모습을 보고 전 세계가 찬사를 보내건만 색 바랜 종북으로 도금하려 하다니, 제발 진실되였으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발생 이틀을 앞두고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는 주제로 지난 7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1차 촛불집회에서 ‘친구들아, 답장 안 올 줄 알면서도 카톡을 보낸다“는 생존학생의 절규에 가까운 흐느낌을 들으면서 가슴이 먹먹해 지는 것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정말이지 새해에는 진실한 사람들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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