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5월 기공식을 시작할 때 군산국가산단은 물론 군산시 전체가 장밋빛 미래에 대한 환호로 가득 했는데 새삼 세월이 무상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지금까지 군산조선소는 1조 4천여억원의 투자와 3천억원에 달하는 협력업체 투자, 1천억원에 달하는 인프라구축, 200억원의 자치단체 보조금 등을 포함하면 자산가치가 2조원에 달한다.

이러한 회사가 수주 물량 감소로 6월말 가동중단 결정을 하여 지역 상공인을 비롯한 지역주민의 허탈함과 배신감이 극에 달하고 아울러 정치권은 발칵 뒤집히는 상황에 이르렀다.

權不十年(권불십년)이라는 말은 있어도 大企業不十年(대기업불십년)이라는 말은 어쩜 어불성설이 아닐까싶다.

물론, 세계 경기 침체와 조선업 불황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요소가 내재 된 것은 익히 잘 알지만 지역 현실을 볼 때 심히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를 두고 지역 상공인들은 가동중단 불가를 외치고, 자치단체는 물론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공공부문 선박 발주 대책 등을 촉구하는 등 뒤질세라 나름의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회사에서는 일단 6월말 가동중단 방침을 밝히고 있는데, 지역사회는 폐쇄로 단정하고 온 시민의 열망과 정치권의 힘을 이용하여 존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지금의 이 모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의구심도 든다.

일감이 없어 중단한다는 의미가 가장 적절하다는데 자치단체에서는 조선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군산조선소 앞날이 사실상 벼랑 끝에 서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산시와 서민에게 가장 절실한 조선소 고용문제는 6000명에서 3000명으로 추락한데다 회사 측은 조만간 몇 백명 선으로 군산조선소를 연명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과연 이런 상황에서 사기업의 자산을 지키는 데 지역사회와 시민 모두가 이렇게 우려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일견 회의적 시각마저 든다.

새삼스럽지만 우리 기업운영 현실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그룹총수의 양심적 기업운영 등을 요구하고,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 기여 등의 주장으로 이 문제가 해결 가능한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앞서 각계각층에서 언급한 모든 방안들이 이슈화되어 실현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현대중공업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기업에서는 그 해결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 나가려는지, 그에 따른 군산조선소의 현주소는 어디 인지를 명확히 파악하여 지역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결정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상식적으로 2조원의 자산가치가 있는 회사를 그냥 방치하는 기업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울산 발 현대중공업의 최대 이슈는 “현대중공업 재벌지배구조 강화와 편법경영승계에 대한 반대”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기업방침과 군산조선소와의 관계는 어떠한 역학관계가 있는지 중요한 변수가 아닐까 싶다.

기업에서는 그들 나름의 불황타개책으로 6개 법인으로 회사 분할 계획서를 주주총회에 상정할 계획을 수립하는 등 기업회생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따른 군산조선소와의 연관관계는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현재 자산가치가 기업분석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어 유지될 수 있도록 법리적 대책을 강구함으로써 세수의 왜곡현상은 없는지 등도 면밀히 따져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2조원의 자산 가치를 가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대기업의 울타리 속에서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두 눈 부릅뜨고 바라보며 수많은 실직근로자들의 영욕이 담긴 회사의 앞날을 차가운 가슴으로 지켜보아야 한다.

더 이상의 감성적인 대응은 냉엄한 이 현실을 타개하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본 칼럼은 군산미래신문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