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군산대 입학금 폐지에 거는 국민적 기대2017-08-11 09:38:43
여울 김준기 (시인. 전 교장)
우리 지역 대표 대학교인 군산대학교가 전국 처음으로 입학금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나의균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 여러분의 용기에 경의와 박수를 보낸다.
군산대의 올해 신입생 입학금은 16만8000원이었다. 군산대 등록금 수입은 292억4000여만원으로 입학금은 등록금 수입액의 1.2%인 3억4000만원에 이른다.
나의균 군산대 총장은 “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고 대학 등록금을 더 투명하게 운용하기 위해 입학금 폐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군산대가 입학금 폐지를 발표하자 다른 국·공립대들도 입학금 폐지에 나서고 있다.
참여연대와 반값등록금국민본부, 경희대 고려대 한양대 등 각 대학 총학생회 학생들이 지난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최근 군산대가 입학금을 폐지한 것처럼 다른 국립 사립대학도 입학금을 폐지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서울시립대와 한국교원대 등 18개 국립대가 입학금을 폐지하고 전형료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7학년도 국립대의 1인당 평균 입학금은 14만9500원이다. 일부 사립대의 입학금은 100만 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학부모와 신입생들에게 이중부담을 주는 고액 입학금이 이번 정부에서는 사라질까.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대학 입학금의 단계적 축소’를 달성하기 위한 첫 작업으로 국립대부터 입학금을 없애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교육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립대가 아닌 사립대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립대들은 충분히 자체적으로 입학금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며 “여세를 몰아 사립대들과도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방법을 논의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등이 휘게 만드는 것은 국립대가 아닌 사립대다. 올해 국립대의 1인당 평균 입학금은 14만9500원이지만 사립대는 국립대의 5배가 넘는 77만3500원이었다. 교육부 대학알리미 자료를 보면, 올해 입학금이 가장 비싼 대학은 동국대로 102만4000원이었다. 한국외대·고려대·홍익대·연세대·중앙대 등의 입학금도 90만원대에 달했다.
그러나 정작 대학들이 어떤 기준으로 입학금을 산정했는지 근거는 명확치 않다. 고등교육법과 관련 시행령에는 대학이 등록금과 별도로 입학금을 걷을 수 있다고만 돼 있을 뿐 어떻게 산정하고 어디에 써야 하는지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대학들도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학 입학금이 그동안 ‘이름만 다른 등록금’으로 간주돼왔던 터라, 사립대들이 정부 방침을 따를지는 단정할 수 없다. 교육부도 사립대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큰 틀만 정했을 뿐 아직 뾰족한 수는 없어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달 중 사립대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방안을 모색해볼 것”이라며 “등록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바람이 큰 만큼 머리를 맞대고 묘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군산대가 앞장선 입학금 폐지는 단순히 대학 등록금을 조금 줄이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지금 우리나라의 대학은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개척해 나가야 할 인재를 제대로 길러내지는 못하고 학벌사회의 틀에 갇혀 대학 서열화에 몰입되어 있고 사립대학은 인재양성보다 돈 버는 교육기업으로 변질되어 학생교육을 위한 투자보다 재단의 재산증식에 치중하고 있음은 이미 오래전부터다.
중고등학교 교육은 이러한 일류대학 진학 시스템이 작동하여 창의적 인간교육이 황폐화 되고 청소년들은 온갖 과외수업에 쫓겨 정체성을 잃어가고 학부모들은 고액 과외비와 고액 대학교육비를 감당하느라 삶의 여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교육개혁이 절박하게 요청되고 있는 시기에 군산대의 입학금 폐지가 이 나라 대학교육개혁의 촛불이 되기를 온 국민들과 함께 기대한다.
☞ 본 기고문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