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규모가 작든 크든 사회가 다변화되고 이런저런 단체가 많아질수록 역할을 하는 리더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 중 원로(元老)가 있다.

어떤 분야에 오래 종사하거나 나이와 공로가 많고 덕망이 높은 사람이다.

조직이 제대로 움직이는데 원로의 경험과 경륜은 큰 도움이 되고 덕망을 갖춘 원로의 말과 행동은 구성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로 눈을 돌려볼 때 과연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가 생각을 해보게 된다. 흔히 통치의 덕목을 이야기할 때 ‘덕위상제’를 말한다. 덕은 위엄으로 건져지고 그 위엄은 덕으로 건져진다는 말이다. 즉 덕과 위엄이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곱씹어 볼수록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원로의 바른 역할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덕과 위엄이 갖추어진 원로는 가만히 있어도 조직에서 어려운 현안문제가 생기면 저절로 찾아가 고견을 듣고 싶어지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정작 현실에서는 그렇기보다 언제든 어디서든 인정받고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되면 못마땅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어 주변을 불편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원로가 바른 역할도 못하면서 남의 행동이나 말에 날을 세우고 간섭하고 요구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어떤 문제 해결에 있어 중재 역할도 하지 못하면서 일방적 자기주장만을 하여 일이 더 꼬이고 해결할 수 없는 난맥상으로 치닫게 하는가하면 단체를 대표하는 양 자신에 대한 안주만을 생각한다.

적절한 기회에 적절한 형태로 자신의 경험에서 녹아나는 지식을 전해주는 것이 진정한 원로의 역할인 것이다.

원로가 구성원들의 든든한 정신적 지주로서 버팀목 역할을 할 때, 따뜻한 격려와 고무로 의욕을 새롭게 할 때,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조직, 단체의 건강성이 확보되고 튼튼해질 것이다.

새삼 정의로움과 원로의 역할을 생각해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작금 문인협회 현실에 처한 상황이 한심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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