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블레스 오블리주2018-09-03 09:07:16
오현 수필가
노블레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 지배층이 누리는 것만큼 의무감을 지니고 실천해야 한다는 프랑스의 격언이다.
임진왜란 때 선조 임금을 의주까지 호송했던 도승지 백사 이항복은 선조가 압록강을 건너 의주로 피난하려하자 눈물을 흘리며 만류했다.
나라와 백성을 버린 임금은 더 이상 임금이 아니라고 목숨을 건 직간을 서슴지 않았다. 백사의 후손들은 8대에 걸쳐 판서를 배출했고 그 판서들 중 7명이 재상을 역임했다.
한일병합 후 백사의 11대 후손 6형제가 가산을 정리해 가족을 이끌고 함께 만주로 망명했고 전 재산을 쏟아 부어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독립군을 양성한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6형제 중 다섯째 이시영이 해방 후 부통령을 지냈다. 내로라하는 망명가의 일가족이 대대로 물려온 기득권과 재산을 내던지고 나라의 독립 투쟁에 뛰어든 것이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일생을 바르게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보람된 일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 바르게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하고 생각을 해 본다.
바르게 산다는 것 그것은 한마디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삶이라 하겠다.
최근 사회적 가치관이 달라서인지 바르게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너무 잘못 이해하고 있다. 권력에 아첨하고 금력에 현혹되는 삶이 성공하는 삶으로 비쳐지고 위법이나 탈법을 해서라도 약삭빠르게 사는 것이 현대인의 바른 삶이고 성공하는 인생으로 인식되고 있다.
오히려 바르게 사는 것이 손해보고 바보 같은 삶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르게 살기 위함이란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행도이다.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하는 하나하나에 올바름이 깃들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아무리 좋은 생각과 금과옥조 같은 이론을 지녔다 하더라도 이를 실천으로 옮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러므로 바르게 산다는 것은 바른 행동을 몸소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내 집 앞부터 쓸고 쓰레기 분리를 하고 작은 교통질서부터 지키다보면 금세 커다란 일 어려운 일도 자연스럽게 잘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모두가 바르게 살려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있어야 한다. 힘 없고 돈 없고 지위가 없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사람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지켜야 할 행동규범인 것이다.
돈이 있고 없음에 따라 ‘유전무죄, 유전무죄’라 하는 것이 마치 성공적인 삶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그것은 바르게 사는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없다는 게 너무나 명약관화 한 것이다.
선진의식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법을 철저히 지키는 준법정신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너무나 특권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 지위가 조금 높다고 해서 법을 만드는 위치라 해서 내가 누군 줄 아느냐 하며 허세를 부리는 권위의식이 있다.
대한항공 가족과 아시아나 항공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보며 느끼게 된다.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기업인 사회지도층, 지식층이 권위의식을 버리고 앞장설 때 바르게 사는 사회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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