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분노의 시대 성난 민심2019-11-07 15:50:33
오현 수필가
오현 수필가
윈스턴 처칠이 말했다. “30세 이전에 진보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냉혈한이고 30세 이후에 보수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멍청이다.” 나이가 들면서 진보에서 보수 쪽으로 정치적 성향이 바뀐다는 처질의 명언은 오랜 세월 통념으로 받아들여졌다.
과연 그럴까? 틀렸다는 대답이 있다. 그때그때 다르다는 것이다. 정치 성향은 연령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나라 전체가 각기 다른 민심의 소리가 이어지면서 10월 14일 검찰개혁안 발표 후 사퇴가 있기 까지 조국 문제로 서초동과 광화문 광장을 메웠다.
우리 사회에는 지금 하나의 잣대, 하나의 진실, 하나의 의견일치가 필요하다. 평가의 잣대는 공정하고 다양해야 한다.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존중되어야 하고 타협할 수 있다는 포용성이 필요한 때이다.
한반도 주변 정세가 불확실하다. 특히 일본과의 경제전쟁, 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국내경제와 체감되지 않는 일자리 정책 등 해결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조국 현상에서 빠져나갈 수 없었다.
‘자로’가 ‘공자’에게 정치가 뭐냐고 물었다. 선지노지(先之勞之), 즉 솔선하여 백성들에 앞서 일하는 것이라 했다. ‘계강자’가 똑같은 질문을 했다. 자사이정(子師以正), 솔선하여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라 했다.
이와 같이 무릇 정치란 그 근본이 솔선수범에 있다. 정치인뿐 아니라 공직에 있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너, 나, 우리 모두가 명심하고 실천해야 할 덕목인 것이다.
옛날 전제군주국 일 때 통치자인 임금이 정사에 잘못이 있을 경우 백성에게 스스로를 사죄하는 글을 공표했다. 이를 ‘죄기의 교서’라 한다. 이는 임금이 직접 사죄함으로써 민심을 수습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같은 목적의 다른 방식으로 ‘사기’에 보면 ‘비방목’이라는 제도가 나온다.
하늘처럼 어질고 신처럼 박식하며 자비롭고 총명하기가 이를 데 없고 부유하였으나 교만하지 않았으며 거드름을 피우거나 오만하지 않는 인물이었기에 백성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은 요·순 임금이 스스로 잘못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시정하려고 백성들에게 정치의 득실을 적어볼 수 있게 교량과 궁궐 주변에 비방지목이란 나무를 세웠다는 것이다. 정치의 결점에 대한 의견 표현이라는 점에서 요즘의 대자보와 비슷하다.
사람들은 왜 분노할까? 분노의 감정은 어디에서 오는가?
언제까지 진보, 보수로 나뉘어 나라가 두 동간 난 것처럼 들끓어야 할까!
어지럽고 혼탁한 세상을 바로잡을 수 없는 것인가, 광장의 민심을 뒤흔든다는 기폭제가 된 이유는 무엇인가.
나라 망신이다. 외신들은 우리나라를 어떻게 평가할까 부끄럽기만 하다.
분노는 정의의 출발이라 할 수 있는가, 불의를 단죄하고 정의를 세우는 밑거름이 될 수는 있는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인도 출신 작가 ‘판카지 미슈라’의 <분노의 시대 현재의 역사>라는 책에서 증오와 분노의 기원을 19세기에서 찾는다. 자유와 안정 번영이라는 약속을 누릴 수 없었던 이슬람이 폭탄테러로 저항하면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분노의 사회는 제도와 규범에 대한 불신과 함께 공정성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의망도 없음을 의미한다. 진보와 보수의 대립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어지럽고 혼탁한 사회가 바로 잡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