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대유행 전염병, 그 다음은 무엇이 올까?2020-02-17 10:00:46
최승호 전 군산예총 사무국장
2002년 11월 중국 광동성에서 사스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했다. 발발 초기 중국은 자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발병 상황을 숨겼다.
이듬해 2월 말, 홍콩에서 발병하여 불과 며칠 만에 전 세계로 확산되고 4월에 북경에서 환자가 급증하자 그제서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후 사스는 7월까지 30여 나라로 급속히 퍼져 8,400여명이 감염되고 그 중 961명이 사망하였다.
그 당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사스는 다만 리허설일 뿐’, 장차 이름 모를 괴질(怪疾)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괴질이란 누구도 알 수 없는 괴상한 질병을 뜻한다.
당시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 방역과장도 “앞으로 훨씬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전염병이 닥쳐올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사스가 진정될 즈음인 2003년 말 치사율 60%에 이르는 조류인플루엔자[H5N1]가 발생했다. 이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변종에 변종을 거듭하여 간혹 인간 사이에도 감염되었지만 다행히 크게 확산되지는 않았다.
당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故 이종욱 박사는 “이 세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건강 위협은 조류 인플루엔자다. 지금도 바이러스의 변종이 무섭게 이루어지고 있다. 오직 시간문제일 뿐이며 대유행은 필연적이고 불가피하다”라며 철저한 대비책을 강력하게 호소하였다.
20세기 이후 치명적인 전염병 사례를 보자. 1918년 스페인독감, 1957년 아시아독감, 1968년 홍콩독감, 2002년 사스와 2003년 조류독감, 2009년 신종 플루 등이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장차 감염률은 높지 않지만 사망률이 높은 바이러스와 사망률은 낮지만 감염률이 높은 바이러스가 변종·결합된다면 우리 앞에 필연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기성이 있는(?) 지금까지 우리가 겪었던 엄염한 현실이다.
옛일을 널리 알면 오늘의 일도 알게 된다는 말(박고지금, 博古知今)이 있다. 우리는 옛일을 교훈으로 오늘의 일뿐만이 아니라 미래를 여는 지혜의 눈을 얻을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질병은 문명의 동반자’라는 것이다. 인류가 역사의 첫걸음을 뗀 바로 그날부터 질병은 인간의 삶과 함께 그 맥을 이어왔다.
역사학자 윌리엄 맥닐 교수는 약 1만 년 전부터 대규모 전염병이 휩쓸었다고 보고 있다.[윌리엄 맥닐, 전염병의 세계사] 인류가 한 곳에 정착해 가축 등을 기르면서, 세균과 토양오염을 통한 생태계가 오염되면서 인간에게 전염병이 생긴 것이다.
인류사 최초의 전염병으로 추정되는 천연두(시두, 마마)와 그리스 아테네를 멸망시킨 역병과 중세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당시 사람들이 ‘떼죽음big death'이라 불렀던 흑사병, 로마제국의 죽음의 전령, 천연두가 있었다.
흑사병은 1천 년 동안 지속되었던 유럽의 중세를 막 내리고 근세로 이행하도록 ’인류 역사의 행로‘를 바꾸어버렸다. 인간의 의식과 태도의 변화를 통해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의 본질에 눈뜨게 하였다. 르네상스의 밑거름이 되었고 종교개혁이 일어나는 등 바야흐로 문명의 대전환이 시작되었다.
현재 지구촌의 우리들에게 닥쳐오는 저 무서운 전염병을 우리 인류는 슬기롭게 반드시 극복할 것이다. 많은 희생과 고통이 수반되겠지만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오늘을 이겨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개인은 물론 민족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전염병 이외에도 수많은 어려움과 과제들이 생길 것이다.
우리는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상생과 공존을 위한 전 지구적 연대와 노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피할 수 없는 필연이며 우리의 응전도 당연히 절대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삶과 역사는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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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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