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창업(創業)은 쉽고 수성(守成)은 어렵다2020-03-05 17:09:02
경영전략가 김 준규
김준교 경영전략가
‘創業易(창업이) 守成難(수성난)’이란 고사성어는 현 시국에 시의적절한 교훈을 주고 있다.
초당(初唐)의 성세(盛世)를 형용하여 흔히들 정관의 치, 영휘의 치, 개원의 치 등 ‘唐初(당초) 三大(삼대)의 치(治)’라고 한다.
이 시대는 황제가 사치를 금하고 ,헌신(獻臣)을 등용하여 ,천하가 잘 다스려졌기 때문이다. 태종이 경연에서 ‘창업(創業) 과 수성(守成) 어느쪽이 더 어렵냐?’고 물었다.
방현령(房玄齡)은 ‘초창기는 군웅(群雄)이 서로 다투어, 쳐들어가 항복 시키고, 싸워 이겨야 하기 때문에, 그 점에서 본다면 창업이 어렵다고 봅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징(魏徵)은 ‘옛날부터 제왕은 위(位)를 간난(艱難) 가운데 얻었고, 이것은 안일(安逸) 가운데 잃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말한다면 수성이 어렵다고 생각 됩니다’고 말했다.
그러자 태종은 ‘방현령은 짐과 더불어 천하를 얻어 백사(百死)에 일생(一生)을 얻었다. 그러기에 창업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위징은 짐과 더불어 천하를 편안케 하여 항상 교사(驕奢)는 부귀에서 생기고, 화란(禍亂)은 이완(弛緩)에서 생긴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러기에 수성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창업의 어려움은 이미 지나갔다. 지금은 수성의 어려움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종의 위업은 결단성이 뛰어난 두여회와 계략을 꾸미는데 뛰어난 방현령의 명콤비가 좌우 대신으로 내각을 이끌고, 강직한 위징이 비서감장을, 청렴한 왕규가 시중을 맡아 태종의 정치를 잘 보좌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태종은 자기의 위세에 신하들이 눌려, 두려워하는 것을 알고 항상 온화한 얼굴로 군신을 대하였으며 직언하는 자를 상 주었다.
그러나 말년에는 고구려 정벌을 그만두라는 신하들의 건의를 듣지 않았고, 차츰 차츰 사치를 일삼았다.
‘創業易 守成難’의 감회가 깊어지는 대목 이다.
문재인 정부가 의욕적으로 출범한 이후 오늘날 코로나19 바이러스 난국을 돌파해 나가는 과정에서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교훈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경제가 수요공급의 원리로 작동 된다면 정치 원리는 견제와 균형에 달려 있다. 정관의 치(治) 는 내각을 이끌 뛰어난 장관의 발탁과 비서조직의 헌신성이 엮어낸 성과물 이었던 것이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1962년의 쿠바 미사일위기 때 다양한 그룹으로부터 국정자문을 구하여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었다.
레이건 대통령도 집권 내내 여소야대 상황이었지만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대우한 결과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쟁점 법안들을 통과 시켰을 뿐만 아니라 소련을 굴복시켜 냉전을 종식 시켰다.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전문가집단의 견해를 최우선 듣고, 정무적 판단은 그 다음이 되어야 하는데 순서가 바뀐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국난 극복에는 정부와 국민, 여야가 따로 일수 없다. 질병의 본질보다 마스크 부족으로 인한 혼란은 국격을 떨어뜨리고 정부의 신뢰도를 크게 손상하는 것으로 참모진과 내각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자성을 촉구하는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이런 와중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김정은 북한 지도부에게도 쓴 소리를 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주면서 자유세계 무대에 데뷔할 수 있는 길을 인도해 주어야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창업을 수월하게 한 집단은 항상 수성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교훈을 일깨워주고 있다.
정부가 현재의 난맥상을 바르게 진단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 ‘어부지리(漁父之利)’하는 세력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창업이(創業易) 수성난(守成難)’을 교훈삼아 드러난 국정운영 문제점들을 냉정하게 분석·시정 해주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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