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시론]“느그 아부지 뭐하시노?”2021-02-08 10:26:42
이소암 시인, 군산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 전담교수
이소암 시인
곽경택 감독 영화 <<친구>>는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영화배우 김광규의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라는 대사로도 유명하다. 이 말은 작금에 이르러서까지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에서 우회적으로 인용, 패러디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의정부경전철 내부에서 중학생의 노인 폭행 사건과 지하철 1호선에서 노인을 향한 폭언과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가히 충격적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분노 혹은 안타까움을, 대부분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로 귀착시키고 만다.
그런데 물의를 일으키지 않은, 죄 없는 아버지를 호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곧 인성(人性), 어린 시절 가정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리라.
일찍이 장자크 루소는 그의 저서 『에밀』에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는 태어나서 12세까지의 동안으로, 이 시기에는 여러 가지의 비행(非行)과 악덕이 싹트기 시작하며 이것을 없애버리는 수단이 갖춰지면 그때는 이미 악덕이 뿌리박혀 뽑아낼 수 없게 되는 때이다.”라고 했다.
언급한 이번 사건을 보면서, 시대적 차이와 교육 방법은 차치하더라도 이 나라의 한 부모로서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우리는 아이들의 12세까지, 이 중요한 시기를 무지로 인해 간과했던 걸까. 자본의 물결에 밀린 부모라서 가정 교육 내지는 인성 교육을 등한시한 걸까. 치열한 입시 경쟁만을 시킨 학교나 교육부의 탓일까. 거기에 내몰린 아이들의 박탈감 때문일까.
모든 문제에는 그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으며 해결 방법에 있어 적절한 때가 있는 법이다. 훌륭한 결과물을 얻으려면 ‘발본색원’의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일이며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일이다.
‘훌륭한 부모 밑에 훌륭한 자식 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이면에는, 부모의 올바른 인생관과 가치관이 자녀 인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으리라. 그러나 ‘훌륭한 스승 밑에 훌륭한 인재 난다’는 말처럼, 올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일지라도 교사가 제대로 이끌어주지 못한다면 균형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 사회적 국가적 차원에서 제도적 뒷받침을 내실화하지 못한다면 국가의 미래 또한 기대하기 어려울 것임은 자명하다.
결국 우리 모두, 즉 부모와 자녀와 교사와 국가의 노력이 하나로 빚어져 행복, 또는 만족이란 결과물을 창출해냈을 때, 비로소 청소년의 미래, 이 나라의 미래는 밝아질 것으로 본다.
신축년, 이제 더는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또한 청소년들이 모두의 아부지를, 패러디 중심으로 모시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본 내용은 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