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회초리를 쥐어준 선생님2021-03-08 09:07:52
권성만 군산성결교회 원로목사
어느 초등학교의 한 선생님이 아침마다 속상하는 일이 있었다. 한 학생이 매일 지각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은 회초리를 들었다. 어쩌다가 한두 번이 아니라 매일 지각을 하는 것이 괘씸하게 여겨져서 회초리를 든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나 그 학생은 조금치도 불쾌하게 여기지 않고 제 자리로 가서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가방에서 책을 꺼냈다.
그리고 이튿날 선생님은 출근을 하기 위해서 차를 타고 가고 있는데 차창 밖으로 익숙한 얼굴을 발견하게 되었다. 매일 지각을 하는 그 학생이 얼른 보아도 병색이 짙은 노인의 휠체어를 밀고 요양원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 요양원은 문을 여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그 시간에 맞춰서 아버지를 모셔다 드리고 학교로 오기 때문에 항상 지각을 해야 했던 것이다. 그 광경을 바라본 선생님은 너무도 큰 충격을 받고 학교에 왔는데 그 학생이 늦게 와서 자기의 종아리를 걷으며 선생님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 순간 선생님은 회초리를 학생의 손에 쥐어주면서 자기의 종아리를 걷고서 자기를 때리라고 했다. 그리고 그 학생을 얼싸 안고 눈물을 흘리면서 용서를 구했다.
우리가 함께 몸담아 살고 있는 세상에는 언제나 문제들과 갈등이 있어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어느 때보다고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오해들이 수 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멀리 사는 사람들이나 자주 만나지 못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오해는 상대방에 대한 전이해가 없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가까이 지내고 또 자주 만나는 이웃들과의 관계에서도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나 오해로 인한 아픔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서로 다투는 현장에서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 보라” 또는 “내 입장이 되어보라”는 말을 흔하게 듣는다. 이는 상대방의 입장과 형편을 이해하게 되면 싸움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상대방을 이해하지 않는 사람들 중에는 우리 사회의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물들은 항상 자신의 생각만이 옳고 선하며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다 잘못되었다고 여기는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인물들로 인하여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갈등은 그 파장이 큰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없는 일도 있는 것처럼 꾸며내는가 하면 아주 적은 일도 엄청난 문제성이 있는 것처럼 불리는 일들이 너무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결과 생각지도 못한 오해들이 벌어지고 그로 인한 아픔으로 모두가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우리는 자기반 학생의 아픔 앞에서 자신의 오해에 대하여 회초리를 쥐어준 선생님의 마음을 가져보면 좋겠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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