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TV 프로그램 중에 “파란만장”이라는 것이 있다. 그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이 일생을 살아오는 중에 겪었던 지난날들의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또 치유 받는 프로그램이다. 그 내용은 사람들이 다양한 만큼 여러 가지 사실을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어린 시절에 특히 학교에서 겪었던 폭력으로 인하여 아픔들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고통을 겪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 철이 없던 때에 아이들 사이에 있었던 일들은 다 한번쯤 겪어본 일이 아니겠냐고 생각하지만 막상 어린 시절에 겪었던 폭력의 아픔은 나이가 들어서도 마음에 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을 본다. 더 심각한 것은 맞은 아이들도 상처가 있지만 때린 아이들도 가슴에 남는 멍울이 있고 그 것이 해결되지 못하면 일생동안 그의 삶을 힘들게 한다.
나는 어린 시절에 외할머니께서 무릎에 누이시고 “맞은 사람은 다리를 펴고 자지만 때린 사람은 다리를 오므리고 잔다”고 말씀하시던 일을 지금까지 마음에 담고 살아왔다. 물론 어린 시절에도 또 청년시절에도 남에게 맞아본 일도 또한 남을 때려본 일도 없다. 그래서 폭력의 아픔을 실감하지 못한다.
여기서 우리가 한 번쯤 돌아볼 일이 있다. 그 것은 곧 우리 자녀들은 건강한 마음으로 자라고 있느냐는 것이다. 먼저 우리 가정에서 마음이 상처를 받지 않고 자라서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일들이 나중에 어려운 일을 만날 때에 그 문제들을 헤치고 나가는 힘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아무리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좋은 집에서 편하게 자랄지라도 부모들의 갈등과 부도덕하고 비합리적인 행동을 보고 자란 아이들의 마음에는 그 무엇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남아서 그 자신도 불행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녀들에게도 아픔을 대물림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이것은 자연의 법칙보다 더 분명하다.
한편 우리는 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써의 내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 특히 다른 이웃들의 자녀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며 내 자신의 자녀들이 다른 이들의 자녀에게 크나큰 아픔을 줄 수 있다는 문제점을 공감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적지 않은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폭력과 아픔을 당하는 것에는 열성을 보이지만 내 자녀로 인하여 다른 아이들이 겪게 되는 아픔에는 마음을 쓰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우리는 인류의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같은 세대에 많은 이웃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다. 이를 공동운명체라고도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후손들에게 더욱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어야 할 공동의 과제와 책임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의 자녀들은 물론이고 함께 군산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든 자녀들의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책임을 감당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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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