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목적의식을 가꿔가야 할 우리의 삶2021-04-27 10:14:44
고석문 시인
세계를 주름잡고 큰일을 한 사람이나 민족은 그 중심에 그들만이 지향하는 올곧은 ‘정신’ 이 있는데 그것은 개인에게는 ‘ 좌우명’ 이고 가문에는 ‘가훈’ 이며 나라와 민족에게는 신앙과 사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학급에는 급훈, 학교에는 교훈, 회사에는 사훈이 있고 종중에는 종훈이 있는 것과 같다 할 것이다.
각국의 주요 정신사상을 살펴보면 중국에는 중화사상, 그리스에는 헬레니즘문화가 있으며 유대인에게는 십계명과 같은 선민사상과 탈무드 정신문화가 있다. 미국에는 청교도정신이 있어 예의범절을 중시하고 엄격한 자녀교육과 도덕성 함양, 근검절약. 개척정신 및 순결한 생활과 믿음을 중시하는 사상이 자리하고 있는가 하면 일본에는 대화혼(大和魂)이 있어 화로서 단결하는 집단정신, 개성보다 협동, 부분보다 전체를 중시하는 단결심이 있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에는 톨레랑스, 로마에는 노블레스 오브리제 정신이 있다. 덴마크에는 독일에 많은 땅을 빼앗기고 실의에 빠졌을 때 ‘구른트비히’ 의 주창으로 ‘밖에서 잃은 것을 안에서 도로 찾자’는 정신으로 오늘의 선진국을 만들고 인류문화 발전에 커다란 공헌과 함께 인류사에 큰 빛을 준 데 반해서 이탈리아는 파시즘, 독일은 나치즘, 소련에는 공산주의가 있어 인류사에 엄청난 비극을 준 바도 있다.
세계적인 재벌 명문가도 많으나 특이한 가문으로 이태리의 메다치 가문은 거의 200 년간 부와 함께 정권의 실세로 권력을 행사해왔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특히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철강왕 카네기다. 그는 볼품없는 그림 한 폭(커다란 나룻배에 노하나 있는 그림)을 보물처럼 아꼈다고 하는데 춥고 배고프던 시절 이 그림을 보고 나룻배 밑의 작가가 적어놓은 “반드시 밀물이 밀려오리라.”는 글귀에 희망을 품고 그날만을 기다리며 역경을 극복하는 원동력으로 삼았다고 한다.
국내 명문가중 밀양박씨 가문에는 구자화복지문(口者禍福之門)이라는 가훈이 있다. 입은 화와 복이 들고 나는 문이니 말조심하라는 가르침이다.
특히 경주 최씨 가문은 매우 구체적이고 특이한 수신철학과 제가철학이 있어 눈길을 끄는데 수신철학으로 ①자처초연(自處超然, 스스로 초연하게 지낸다) ②대인애연(對人靄然, 남에게는 온화하게 대한다) ③무사징연(無事澄然, 일이 없을 때는 맑게 지낸다) ④유사감연(有事敢然, 유사시에는 용감하게 대처한다) ⑤득의담연(得意淡然, 뜻을 얻었을 때는 담담하게 행동한다) ⑥실의태연(失意泰然, 실의에 빠졌을 때는 태연하게 행동한다)라는 육연(六然)이 있다. 제가철학으로는 ①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 하지마라 ②만석 이상 재산을 모으지 마라 ③흉년에는 논밭을 사지 마라 ④나그네를 후하게 대접하라 ⑤주변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⑥시집온 며느리에게 3년간 무명옷을 입혀라 등 육훈(六訓)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육연과 육훈 철학의 가훈이 있었기에 경주 최부자 집은 1570년 초대 최신보로부터 마지막 1970년 최준 까지 약 400년에 이어 근래 최경천까지 50여년을 더해 거의 500년 가까이 부를 유지해 오고 있다고 한다.
한때 <목적이 이끄는 삶>이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는데 목적이 있으면 우리의 삶을 목적을 향하여 이끌어가게 된다. 좌우명은 우리 삶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바로 잡아주면서 우리 삶을 목적을 향해 이끌게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최부자 집의 수신은 최부자 집의 톨레랑스요, 제가는 노블레스 오블리제와도 같은 것이다. 재물과 벼슬에 대한 끝없는 욕망에 사로잡혀 사는 것이 인간일진데 이를 제어하고 절제하면서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한 연유에서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필요하며 그에 바탕을 둔 가훈이야 말로 목적 지향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본 내용은 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