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나의 스승 춘고 이인식 선생님- 삼일절 백세 돌을 맞아 -2022-03-07 10:41:27
전)군산신흥초등학교장 황현택
1919 기미년 3월1일 정오 서울파고다공원에서 독립선언문 선포 당시 보성고보 3학년(18세)학생으로 맨 앞에서 수만 대중을 이끌고 미국영사관으로 진입, 세계만방에 대한의 독립 당위성을 알린 후 일경에 체포 서대문 형무소에서 8개월 옥고를 치른 독립 운동가는 나의 스승 춘고 이인식 선생님이시다.
이인식 선생님과의 인연은 벌써 65년 전인 1957년 6월로 올라간다. 우리 집은 아버지가 일제징용 후 행방 불명되었다. 가난한 살림에 나의 중학교 진학은 엄두도 내지 못할 때다. 농번기 모내기를 돕고 있는데 허름한 양복과 중절모에 낡은 자전거를 타고 우리 집 논두렁까지 오신 분이 있었다. 임피중학교 이인식 교장선생님이셨다.
선생님은 내가 나포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을 못한 것을 확인한 후 집안 사정도 묻지 않은 채 월요일부터 임피중학교 1학년 입학을 허락하셨다. 얼떨결에 중학생이 된 나는 이인식 선생님의 인간애 제자사랑에 흠뻑 젖는다. 다른 일반학생들 보다 3개월 늦게 입학한 나로써 입학 10일 만에 중간고사가 엄청 부담이 되었다. 이런 나를 교장선생님은 직접 가르치시는 한문시간에 배려하며 옆자리 진구에게 함께 공부해라, 공책 좀 빌려 줘라 는 등 페스탈로치의 교육애를 십분 베풀어 주셨다.
1958년 3·1절 39주년 기념일이 다가올 무렵이다. 이때는 자신이 태극기를 만들어 돌리고, 독립선언문을 돌리던 독립만세운동 학생 비밀결사대 시절로 돌아가시는 것이었다.
독립선언문을 가르치실 때면 선생님의 얼굴은 금시 초조한 듯하면서 눈동자는 반짝였다. 학생들도 선생님이 철필로 직접 쓰고 등사한 독립선언문을 보면서 선언문을 읽어내려 갔다. 태극기 그리기도 바르게 가르치셨다. 또한 선생님께서는 6.25 한국전쟁이던 1953년 다 쓰러져가던 임피중학교 제2대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학교를 르네상스시대로 변화시키셨다.
교육과정을 새롭게 변화시켜 ‘오고 싶은 학교’로 만들고 근로 장학제도를 도입 가난한 학생들에게 향학열을 북돋웠으며, 상급학교 진학지도까지 그 적성과 자실을 살려 인재양성의 길라잡이가 되었던 것이다.
학교의 취약한 재정을 감안해 한문교과, 충효교육은 직접 교단에 서실 때가 많으셨다. 특히 교장선생님의 한문시간은 인기 만점이었다. 쓰기 어려운 수(목숨壽)자도 “사일(士一)이와 공일(工一)이가 구촌(口寸)간이다”라는 식으로 익혀 나가게 가르쳐 배운지 70년이 다 되는 지금도 선생님의 교수 방법이 얼마나 훌륭하셨던가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독립운동가 교장선생님의 빼놓을 수 없는 독립운동사 가운데는 하나인 상해임시 정부에 백만장자 전 재산(전답 24만평)을 임시정부 설립자금으로 기부함으로 광복 후 유산을 물려받지 못한 가족들은 혹독한 가난 속에서 살게 됨은 제자 된 한사람으로써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인과응보의 진리를 믿는 필자는 2016년 6월『애국지사 이인식 선생 청출어람 제자들 이야기, 단행본 282쪽 인문사 artCom 』를 펴내고 서를 스승님 63주기(2016) 맞이 광복절기념식(군산문화원 주최)에서 『월명공원 춘고 이인식 선생 독립운동 기념탑』에 봉헌하고 이 책을 인형극본으로 각색해2017년 군산역사박물관 인형극 상설극장에서 반년동안 수많은 관광객에게 선생님의 독립 운동사를 홍보하기도 했다.
원하건대 이인식 선생과 같은 독립의 금자탑을 이룬 선열은 후손들에게 길이 보전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기관에서 광복절을 기해 ‘춘고 이인식 선생 독립정신의 날’을 제정 다양한 행사로 선생님의 위업을 기리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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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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