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보면 1950년대 우리 사회에서 80을 넘은 노인들을 보는 것이 대단한 일이었다. 동네에서는 환갑잔치가 심심찮게 열렸으며 장수하여 칠순 잔치를 하는 어른들은 흔치 않았고 팔십을 넘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주변에서 80세 이상의 노인을 만나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 되었고 이로 인한 사회적이고 국가적이며 또한 가정적으로 감당해야할 과제들이 무게를 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중앙 일간지의 한 블로그에서 본 글이다. 80대 치매 아버지가 60대 아들에게 “아저씨 저 새 이름이 뭐예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아들은 “아버지 저 새는 까치예요”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아버지는 똑같은 질문을 계속했고 드디어는 화가 난 아들은 “아버지 똑같은 말씀을 왜 계속해서 하시는 거예요, 이제는 더 묻지 마세요”라고 하고서 자리를 떠났다.
이를 지켜보던 80대 노모가 아들을불러 세우더니 아주 오래된 일기장 한 권을 아들에게 내미는 것이었다.

빛바랜 일기장 한 페이지에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아빠 저 새 이름이 워예요? 아들아 저 새는 까치란다. 아들은 오늘 하루에만 까치라는 새에 대해서 30번이나 물었다. 나는 30번 다 까치라고 대답해 주었다. 우리 아들은 장차 훌륭한 조류학자가 되려나보다”. 아버지는 어린 아들의 질문에 대해서 진지하게 대답해 주었던 오랫동안의 기억으로 새 이름을 물었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오늘의 시대에 함께 고민해야할 과제를 만나게 되는데 곧 우리 사회의 고령화의 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 사회와 가족의 노인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결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우리는 이 과제 앞에서 기본적인 자세를 생각하게 된다. 

먼저 노인 자신이 가져야할 자세가 어떠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노인은 자신이 아무 쓸모없는 천덕꾸러기라는 자괴감을 버려야 한다. 노인들은 지난 인생의 세월을 한탄하거나 경멸하지 말고 자신의 인생 여정에서 무엇이 가치 있는 일인가를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보람된 일은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안타까웠던 일들은 기억에서 지워야한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후손과 이웃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여기서 후손들과 사회가 감당해야 할 과제가 있다. 무엇보다도 젊은 세대는 노인들을 쓸모가 없는 폐인으로 취급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오늘의 번영의 뒤에는 노인 세대의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땀방울이 흘려져 있었다는 분명한 사실을 인정하고 그 분들의 마음이 슬퍼지지 않게 해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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