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큰 아이가 진정하고 묻는다. 친구들이 이 모든 일이 윤 대통령 때문이라며 욕하는데 왜 대통령 문제냐며 자신이 뭐라고 했단다. 그러면서 대통령 잘못이 아니고 그분들이 사고당한 거 아니냐고 물었다.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위한 무한 책임이 있다고 안내해 줬다.

이태원에 누구나 놀러 갈 수도 있고 즐길 권리도 있다. 그들의 안전을 보호해 주어야 할 사람들은 정부와 경찰, 소방서와 관련 공무원들이고 그 최고 수장이 대통령인데 이번 사고는 이전과 다르게 그 분들이 해야 할 안전 조치가 미흡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13년 태안 사설해병대 캠프 참사 사건 이후 유가족 대표분 만나고 청소년활동에 대한 안전 정책을 잘 해보려고 발버둥 치다가 세월호 참사를 만났었다. 그때의 트라우마가 아직까지 가슴 한쪽에 남아 있다. 당시 전국적인 청소년관련 네트워크 만들고 안전 정책 토론하고 발표하고 정부정책 비판하고 국회 오며 가며 활동했던 수 많은 기억이 한번에 되살아 났다.

이전에 비해 정책도 많이 바뀌었고 안전 수준도 높아진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정책을 입안하고 지역과 행정을 책임지는 수장이 바뀌는 순간 그 모든 것들이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다. 정치가 중요한 이유다.

안전의 핵심은 개인의 자율적인 참여에 있다. 이 세상에 그 무엇도 100% 안전한 공간은 없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가 앉아 있는 공간이 무너지거나 천장에 붙어 있는 전등이 떨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안전의 기본은 어떤 문제에 직면해도 가장 안전한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이 최종적으로 나와 우리를 보호한다.

정치 또한 사회 안전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나와 우리의 권한이 있는 중요한 영역이다. 정치인들이 우리 사회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힘은 시민의 자율적 선택에 있다. 시민의 정치적 선택이 잘 못 되었을 때 이태원이 아닌 또 다른 곳에서 고통을 만날 수도 있다.

정치는 우리 사회 모두와 연결되어 있는 안전의 끈과 같은 존재다. 나와 우리 가족, 이웃이 살고 있는 이 지역에 안전을 담보하는 당사자들의 안전을 운영하는 주체는 또 다른 정치인임을 명심하자.

앞으로 이와 같은 가슴 아픈 참사를 막기 위해서 시민들은 지금의 위정자들이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 비판적 의식과 행동이 있어야 한다. 이후 안전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자들이 정치적 힘을 가질 있도록 해야 한다. 그 힘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것.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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