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사랑하는 애향인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 군산팔경은 일제시대 일본인의 낭인묵객들에 의하여 만들어 졌는데 지금까지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이것이 사실인지 향토사학자로서 바르게 밝혀주기 바란다“는 것이다.

본인이 펜을 들은 것은 사실여부의 확인과 군산과 옥구의 통합 그리고 주변의 엄청난 변화로 옛 군산팔경은 오늘이 군산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새롭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새군산 팔경을 시급히 정하여야 한다는 절실한 심정에서 서둘렀다.

八景이란 “어떤 지역의 여덟 가지 아름다운 경치”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것은 관동팔경이다. 강원도 동해안에 있는 여덟 군데의 명승지를 말한다.

고려때 안축(安軸)의 관동지방 경지를 읊은 내용의 경기체가, 또 조선 선조때 정철이 지은 금강산과 동해 일대를 경치를 읊은 기행가사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팔경이다.

우리나라는 일제에 나라를 강탈당하기 전까지는 예부터 아름다운 금수강산이었다.

각 지방 나름대로 산이나 강 따위의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과 경치. 훌륭하고 멋스런 풍경이 있어 격에 어울리는 멋. 운치를 자랑하는 팔경이 있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에서 한시(漢詩)는 대표적인 과목이었다.  한시를 모르고 과거시험을 본다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래서 유생, 선비, 관리, 양반계층은 한시를 공부했으며 은근히 한시를  읊을 수 있는 실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기에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 시상이 떠올라 시를 짓고 읊고 술도 마시며 벗들과 풍류를 즐기었다. 여기에 팔경이 생겨나고 이어 나간 것이다.

우리 고장은 비교적 산수가 수려하지는 않지만 아담한 산이 있고 하천과 바다가 있고 산사(山寺)도 있고 사계절 따라 아름다운 멋과 운치가 있는 곳이 있기에 독특한 서정의 팔경이 있었음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기에 조선시대 임피와 옥구는 현이 있고 유생들이 공부하는 향교가 있어 유학자와 가객들에 의해 일찍이 옥구팔경 임피팔경이 있었다. 먼저 옥구팔경 임피팔경 대야팔경 선유팔경을 소개하고 군산팔경을 논하려 한다.

옥구팔경
옥산춘우(玉山春雨)  우포귀범(牛浦歸帆) 화산낙조(花山落照) 오봉망해(五峯望海) 월류청연(月樓晴烟) 평사낙안(平沙落雁) 장암어화(長岩漁火) 설림모종(雪林暮鐘)

임피팔경
금성반륜(錦城半輪) 신창민구(新倉眠鷗) 한림단풍(翰林丹楓) 서호귀범(西湖歸帆) 장제유서(長堤柳絮) 보천모종( 泉暮鐘) 용지낙안(龍池落雁) 오성낙조(五聖落照)

대야팔경
갈마음수(渴馬飮水) 오산명월(鰲山明月) 오동무학(梧洞舞鶴) 도척온수(倒尺溫水) 광법효종(廣法曉鐘) 운침귀승(雲琛歸僧) 우산낙조(牛山落照) 신창귀범(新滄歸帆)

선유팔경(고군산팔경)
망주폭포(望主瀑布) 명사십리(明沙十里) 평사낙안(平沙落雁) 삼도귀범(三度歸帆)또는 삼도귀범(三島歸帆) 장자어화(壯子漁火) 무산십이봉(舞山十二峯) 월영단풍(月影丹楓)  선유낙조(仙遊落照)

군산팔경
군산개항전사(일문) 1924년판에는 “군산팔경에 대하여 최초로 소개한 것은 틀림없이 고 군일사장(群日社長)  소당(素堂)고주(高洲)씨 일것이다.

씨는 그가 쓴 부지군산에 아름다운 글로 군산팔경을 다음과 같이 선택하면서 맞는 것도 팔경 맞지 않는 것도 팔경이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씨의 팔경은 다음과 같다” 이렇게 써있다.

죽성춘하(竹城春霞) 궁포귀범(弓浦歸帆) 용당야우(龍塘夜雨) 장암석조(長岩夕照) 흑기조어(黑磯?魚) 해망추월(海望秋月) 서포낙안(西浦落雁) 봉산모설(峰山暮雪)

“소당씨의 팔경은 1908년(개항9면)전 선정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도 기록되어 있다.

군산팔경은 소당씨의 작품이 아니고 전부터 내려온 팔경을 그는 공감하고 처음 일본글자로 소개한 것이 아닌가?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팔경의 명칭이 다같이 사자성어 라는 것이다.

둘째 멋의 운치  귀범,  석조, 낙안, 야우, 추월, 모설, 춘아 등 모두 비슷하다는 것이다.

셋째 군산안내(일문1915년)에는 명승지를 군산공원 금강필십리장류, 수원지, 월명산, 죽도로만 써 있다. 

또한 전북발전사 전북안내(일문 1928년발행)에는 군산명승에 군산공원, 월명산, 수도수원지, 죽도로만 기록되어 있을뿐 군산팔경의 기록이 없다.

팔경기록이 없는 것을 보면 팔경은 한국인들 사회에서 그들이 즐기는 팔경이기에 외면한 것이 아니냐? 고도 생각된다.

넷째 흑기조어의 흑기는 군산공원 금강 연안끝이다. 물이 돌에 부딪칠 때 검은 바위에서 낚시를 하는 멋을 말하는데 그곳은 월명공원내  전 군산기상대 건물 뒤쪽 언덕이 해안 가까이 더 나가 있었고 그 낭떨어지에서 즐기는 낚시이다.

월명공원산을 허물어 길이 생기어 지금은  전혀 옛과 다르다. 그러기에 오래된 팔경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군산개항전사(일문 1924판)에는 소당씨의 팔경은 명치41년(1908년)전, 선정이라는 말이 있다.

다섯째 군산개항전사에 소개된 또 하나의 군산팔경이 있다. 군중의 배굴장교 목월중좌(配屈將校 木越中佐)의 최근의 군산팔경이라고 소개하였다.

군산팔경
오성산의 욱강(五聖山의 旭光) 고군산열도의 석조(古群山列島의 夕照) 금강귀범(錦江歸帆)
금강사의 만종(錦江寺의 晩鐘)  월명산정의 명월(月明山頂의 明月) 구암리의낙안(龜岩里의落雁) 군중의 모설(群中의 暮雪)  수원지의 청엽의 천(水源池의 靑葉의 川)
(봉화산(점방산) 산정에서 봐라 보았다고 기록)
일본 군인의 팔경은 일본식 표현이다.

맺는말
군산팔경도 한국사람의 선정이지만 일본인 소당씨가 선별하여 자기 선정과 합한것 같다.

특히 흑기조어(黑磯  魚)는 일본식 표현이다. 여기서 일본인 작품이냐 고래의 한국인 작품이냐고 논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군산시와 옥구군은 1995년 통합되었다. 그리고 그간 군산시 일원 모두 발전 변화로 옛 모습과는 다르다는 사실.

옛 군산팔경은 참고가 될지언정 현실과 너무나 차이가 있다. 지금 군산시는 새만금방조제 완공을 기하여 “50만국제관광도시 군산” 건설의 시정목표를 내세우고 있는 이때 하루 속히 새로운 명물군산팔경을 선정 홍보하여야 한다. 이는 시급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