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는 누구나 다수자가 될 수 있고, 소수자가 될 수도 있다. 문화다양성은 다수자들의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통해 개인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과 사회통합을 실현하고자 한다. 독일의 한 요양원에서 시작한 가짜정류장을 한 사례로 들어보자.

 흔히 치매라는 질병에 걸리면 아무리 훌륭한 효자도 수년을 넘기기 힘들다고 한다. 이렇듯 치매는 개인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닌 사회적으로 우리 모두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치매 환자들은 간혹 지금 이곳이 어디인지 모르는 두려움과 공포심에 집에 가고 싶다는 본능으로 밖으로 뛰쳐나가는 행동을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 시설에서는 안전을 이유로 그러한 행위 자체를 힘으로 막아내고 있다.

 하지만 가짜정류장은 다수자의 위치에서가 아닌 소수자의 위치에서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무조건 막는 것이 아닌 감정의 길을 만들어 준 것이다. 그 결과 대부분 환자는 방황하듯 이곳, 저곳 길을 찾아 돌아다니다 가짜정류장에 차분하게 앉는다. 그러면 관련 복지사나 직원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안정감을 주고 요양원으로 다시 모셔온다. 

 간혹 문화다양성을 좁게 문화의 다양성, 다문화가정에 대한 것으로 잘 못 이해하는데 이는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협약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문화다양성 가치 확산을 위한 지역민들과의 첫 공유의 의미로 지난 12월 문화다양성 포럼을 진행하였다. 당일 지역 대학교수, 문화예술인, 공무원, 시민 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문화다양성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식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몇몇은 각자의 위치에서 문화다양성을 해석하고 본인들이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사업은 무엇인지를 언급하는 등 지역에서 문화다양성을 대하는 태도는 낯설었다. 

 2023년 문화다양성의 이해와 가치가 확산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다수자의 소수자에 대한 시선의 변화, 그 안에서 발견되는 차이와 다름에 대한 인정을 통한 포용, 공존의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고, 우리 지역의 산적한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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