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월은 다양한 사업들의 공모와 심사, 면접을 한창 진행하는 시기이다. 여러 심사 현장을 경험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지역 문화(관광)재단의 부재가 광역이나 정부 부처에서의 공모 연계로 이어지는 것에 상당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인즉슨 지역 내 문화·예술 활동가와 단체들의 역량 강화나 사업의 파이 확장에 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고,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조건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단순한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강한 지역에서 벗어나 문화와 관광을 기반으로 체질 개선을 하고자 한다면 문화창업 및 관광기업 육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 선행하여야 할 것이 군산시의 조직 개편과 문화재단 설립이다. 군산시는 크고 작은 축제형 사업을 2023년 기준 14개 개최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축제를 진행하기 위한 개방형 전문인력은 단 두 명에 불과하다. 이는 인접한 김제시가 가칭) 축제재단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상황으로 우리는 재단으로 가기 전에 축제과 신설이라도 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를 통해 예술 기반, 문화 관광 기반 등 축제 관련 전문인력을 보강하여 적극적인 마케팅과 프로그램 기획이 이루어져야 한다. 

 문화재단도 하루빨리 설립/운영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군산시민의 상당수가 문화·예술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왜, 그럴까?’ 필자가 지역 내 문화·예술 전문가나 지인들을 통해 줄곧 들어왔던 것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대하는 태도가 무료로 볼 수 있는 공연, 그리고 비싼 금액을 지급하더라도 큰 도시에서 관람하는 공연이라는 이분법적인 잣대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 내 문화·예술전문가와 관람객은 한 공연에서 ‘동상이몽’을 경험한다.

 문화·예술전문가는 관람객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눈이 높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관람객은 지역 문화·예술인의 공연은 유명 문화·예술인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인식하고 평가한다. 문화재단이 설립되어 지역민의 문화·예술을 대하는 인식을 높이고, 문화예술인들은 수준 높은 작품 활동으로 답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해야 하는 까닭이다.

 문화를 통한 도시혁신이야말로 제조업 중심, 대기업 중심으로 편중된 산업체질을 바꾸어 인구소멸 위험지역에서 벗어나 누구나 살고 싶은 군산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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