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보호되고 있는 노거수가 470여 그루나 된다니 어쩌면 은행나무, 느티나무 다음으로 노거수가 많은 게 팽나무인 듯하다. 

전국에 한 그루 또는 몇 나무가 크게 잘 자랐다 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곳이 있다. 

단독수로 지정된 나무 가운데 부산 구포동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309호 팽나무는 나이가 550여 년 이상되어 보기 드문 거목이다. 

마을의 당산목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이 나무 아래에서 매년 대보름이면 동민 가운데 가장 정결한 사람을 제주로 뽑아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비는 제사를 지낸다. 

가장 아름다운 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10호로 지정된 전남 무안 현경면의 팽나무다. 

마을 입구에 자리 잡은 이 나무는 지상 1m 부분부터 균형을 잡아가며 잘 자라나 거목이 되었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커다란 반원 같다. 

제주도 성읍민속마을에도 천연기념물 제161호로 지정된 느티나무와 팽나무가 있다. 

길가에 모두 여섯 그루가 있는데 살아있는 역사로 관심을 가지게 된다. 

전남 무안 청천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82호는 줄나무이다. 마을 앞 국도변에 가로수로 줄지어 팽나무 60여 그루를 비롯 느티나무가 함께 하고 있다. 

거목의 나무를 살피다 보면 마치 신의 예술품이라 할 정도로 감탄을 하게 된다. 

이외에도 전남 함평 대동면의 제10호로 지정된 팽나무 10여 그루가 있는데 풍수지리상 지형적인 결함을 보충하기 위해 심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목의 팽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을 수호신으로 숭상한다던가 주민들의 화합과 단결의 구심점이 되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이 마을 앞바다에 정박했다가 출정하면서 거목의 팽나무에 제사를 지내 왜군을 크게 무찔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팽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교목이다. 

꽃은 아주 작게 꽃잎도 없이 피고 지기에 이를 제대로 보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가을에 콩알만 한 열매가 열린다. 

성장이 빠르고 평탄하고 도심이 깊은 땅을 좋아하여 경사진 산에는 잘 자라지 않는다. 

옮겨 심어도 잘 살고 종자를 파종해서 번식시킬 수도 있다. 

우리 한반도 전체에 분포되어 있으나 특히 경상도, 전라도 지방에 많다. 

팽나무의 쓰임새도 다양하다. 잔가지를 약재로 쓰는데 혈액순환을 빠르게 하고, 요통, 관절염, 습진, 종기 등을 다스리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대개 달여 마시거나 소주에 담갔다가 오래 묵혀서 마신다. 

팽나무는 다른 나무와 함께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경관수, 방풍림, 줄나무, 녹음수 등으로 활용되었음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고 재질이 단단해 가구, 건축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5리마다 이정표로 오리나무를 심었는데 일본에서는 1리마다 이정표로 팽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팽나무 중 500여 년 이상된 나무는 거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는데 하제 팽나무가 전라북도 기념물로만 지정(2021)되고 이제야 천연기념물로 추천을 하게 되었는가?

아마도 하제 마을의 특성상 정착될 수 없는 마을의 현실 때문에 관리에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군산시의회(송미숙 의원) 5분 발언으로 하제 팽나무 존재에 지자체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늦었지만 하제마을 팽나무 의미와 역사적 가치가 널리 알려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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