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나가 번화가에 이르면 사람들이 넘쳐난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를 겪으면서 한산하기만 했던 곳들이 사람으로 붐비는 것이 다소 생경하지만, 거리거리 생명의 기운이 넘쳐나는 모습에 절로 활력이 솟는다.

생명의 에너지가 넘치는 여름, 그와는 반대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이 있다. 심지어, 그 위험은 보이지도 않기에 부지불식간에 다가와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여름이면 다가오는 위험의 정체는 ‘질식재해’이다.

질식재해는 산소결핍이나 유해가스로 인해 질식의 위험이 있는 ‘밀폐공간’에서 발생하며, 밀폐공간은 반드시 사방이 막힌 공간이 아니라도 환기가 불충분하며 산소가 부족하거나 유해가스가 머무를 수 있는 모든 공간이 해당된다. 질식재해가 발생하는 주요 밀폐공간은 오수처리장, 폐수처리장, 지하 집수정 등이 있다.

일반 사고의 사망률이 1%정도 이지만 질식사고는 사망률이 50%에 가까울 정도로 높을 뿐만 아니라 빨리 구조하더라도 언어장해, 운동장해, 건망증 등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만큼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기 전에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여 적정공기(산소 18%이상 23.5%미만, 이산화탄소 1.5%미만, 일산화탄소 30ppm미만, 황화수소 10ppm미만)가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작업 전, 작업 중 지속적인 환기가 필요하며, 환기가 어려운 경우 호흡용 보호구(송기마스크 또는 공기호흡기)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또한, 작업 전 정상이었던 공기도 밀폐공간에 있던 미생물이 활동을 시작하면 산소의 농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위험한 상태로 변하기에 작업 전, 작업 중 반드시 환기를 시켜주어야 한다.

질식사고의 무서운 점은 밀폐공간이 위험한지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업공간을 확인하지 않고 들어간 재해자가 질식사고를 당했음에도 외부에 있던 동료가 재해자를 발견했을 때는 위험이 느껴지지 않기에 구조를 하러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송기마스크 또는 공기호흡기가 없다면 절대 구조하러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여름이 되면 노후시설물의 붕괴, 산사태, 침수 등 발생할 수 있는 재해에 대해 대비를 하나, 밀폐공간에서의 질식재해는 눈으로 보이지 않기에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로 인해 매년 생명을 잃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올 여름은 철저한 대비로 소중한 생명을 지켜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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