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깊게 녹아 있는 남녀 불평등에 우리 기성세대가 일조했음을 반성한다. 

부부의 대화 속에 아이를 낳아야 하나 고민을 하자 남편이 아내(김지영)에게 “내가 많이 도와줄게. 잃은 것만 생각하지 말고 얻게 되는 걸 생각해 봐”라고 한다. 어떤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선택되지 못한 것을 잃게 되는 비용을 기회비용 혹은 포기비용이라 말하는데 위의 김지영 씨가 아이 낳는 것을 주저하는 것도 바로 이 기회비용 때문이다. 

세상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신문을 읽거나 방송 뉴스를 보는 것에서부터 시사주간지, 책을 읽는 경우가 있다. 

최근 심각한 문제가 있다. ‘무자녀 가족’이다. 

딩크족(Double Income Nokid)이라고 불리는 아이 없이 맞벌이를 하면서 높은 소득과 생활의 여유를 즐기려는 커플들의 출현은 이미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딩크족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딩크적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선호도는 분명 바뀌는 듯하다. 

여성들이 주로 참여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무자녀 가족에 대해 뜨거운 논쟁이 있다고 한다. 

최근 사회변화는 무자녀 가족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졌다는 것이다. 

15여 년 전까지만 해도 무자녀 가족은 이기적인 남녀의 결합이나 개인주의의 폐해, 무언가 결함이 있는 가족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요즘 무자녀 가족 선택으로 자녀 없이 사는 것이 더 편하고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않느냐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놀라운 것은 20대들의 생각이다. 

어느 대학교 가족사회학 시간에 무자녀 가족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자녀 없이 부부만 사는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보겠다는 학생이 3분의 1 정도로 나타났다고 한다. 

아예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는 학생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불과 15여 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의 결혼은 당연한 삶의 과정이라고 여겼고 결혼 후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 역시 삶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사회 현상의 변화가 온 것이다. 

결혼을 해도 반드시 아이를 낳을 필요는 없으며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시대가 되었다. 

왜 이렇게 변했을까?

저출산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10여 년 전부터 이에 대한 답변은 수없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젊은이들의 생각은 더욱 부정적이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비단 보육비나 교육비와 같은 경제적 비용에만 그 탓을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를 낳아 키우며 온전한 부모 노릇을 하기에는 이 사회가 너무 각박하다는 불행감, 재산, 지위, 학벌, 명예, 위신 등 사회에서 아이에게 자신과 같은 고단한 삶을 물려줄지 모른다는 두려움, 진실과 자유 정의로움의 가치보다는 성적의 경쟁과 학벌 서열화의 틀에 아이를 가두어야 한다는 미안함의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이 복잡한 이유들의 근본 원인에는 정치 정책의 실패가 있기도 하다.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 계획’은 2006년 처음 수립되었고 2021년부터 4차 기본계획이 시행되고 있다. 양육수당 도입, 무상보육 시행, 난암치료의 건강보험 지원제도가 마련되어 결혼, 출산, 양육에 대한 사회책임 강화를 이해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지원 확대하는 일에 중점을 두었다. 

4차 기본계획은 기본제도의 개선과 지원확대를 지속하면서 개인 삶의 질 향상과 성평등, 공정한 사회의 정책 목표로 저출산 새 방향을 제시했다. 

사회 책임을 강화하고 부모가 동등하게 육아를 책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 

‘딩크족 시대의 현실’을 직시하고 저출산으로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 없어야 될 것이다.

※ 본 내용은 본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