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고개를 빠끔히 내밀더니 잎이 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수련을 보았다. 수련이 물에서 자라니 당연히 수련(水蓮)인 줄 알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수련(睡蓮)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누가 알아볼까 전전긍긍하였으니 지금도 이에 대한 무지와 무식을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사람은 누구라 예외 없이 언제든지 실수하기 마련이다. 말하자면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일 게다. 그래서 사람마다 어떤 사안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이 있고 기준이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런 생각과 기준이 완벽하거나 일반적이거나 절대적이지 않는데도 이를 간과看過한 나머지 편견과 선입견 또는 오해로 본질을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어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초등학교 일기 검사, 받아쓰기가 ‘아동학대’라는 학부모의 진정이 있었다는 보도를 접하고 씁쓸했다. 이어 아이들의 맞춤법, 띄어쓰기가 엉망이어서 걱정된다는 것이었다.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기 검사와 받아쓰기가 아동학대라는 논란에 사람들은 나름대로 한심스럽고 당황스럽고 황당하다거나, 오죽하면 그러겠느냐는 반응으로 갈릴 것 같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을 외면한 편견, 선입견, 오해가 작용한 것 같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한 건전한 의견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소통과 대화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일기의 중요성은 모두가 잘 아는 일이다. 매일 하루 일과를 뒤돌아보고 반성하는 좋은 습관이다. 어린이들은 일기 쓰기를 통해 어휘력이 길러지고 문장력이 향상되어 논술 쓰기에도 큰 도움을 준다는 것쯤은 교사나 학부모나 중요한 교육 활동임을 다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러면 어쩌자는 것인가. 일기, 숙제, 받아쓰기를 없애자는 것인가. 아마 그런 뜻을 아닐 것이다. 교사나 학부모는 ‘오직 아이들을 위해서’라는 모든 교육의 본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교사는 일기와 숙제는 ‘검사가 아니라 지도’를 해야 한다. 그동안의 일기나 숙제를 검사한다는 고정관념을 하루속히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 검사를 해서 틀렸다고 야단치고 핀잔주면 여기서 아동 학대라는 오해가 생기는 것이다. 미성숙한 아이들이기에 잘못된 표현이나 서투른 문제는 당연히 있기 마련이다. 교사는 이를 친절하게 바로 잡아주는 지도를 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칭찬보다 격려를 격려보다 사랑으로 지도한다면 누가 일기와 숙제, 받아쓰기 지도를 싫어하겠는가. 오히려 대 환영할 것이다. 인식의 대 전환이 시급하다. 

 학부모도 내 자녀에게만 맞는 이기적인 기준과 가치를 두고 교육활동을 함부로 폄하해서는 아니 된다. 섣불리 아동학대라는 듣기조차 거북한 용어를 들고 나와 교사의 사기를 꺾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오늘의 교육현장에는 사랑으로 아이들을 지도하는 헌신적인 교사가 더 많기 때문이다.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 학생에 대한 권위가 서지 않는다면 교사는 물론 학생, 학부모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교육활동의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방법은 서로 신뢰하고 믿는 교육 풍토를 조성하는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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