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잼버리 사태 기사에 대한 어느 전북인의 댓글이다. 

새만금세계잼버리 대회를 앞두고 그동안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는 정치인들의 현란한 말들 속에서 부풀었던, 무지개 같은 전북인의 자긍심이, 대회가 시작되면서 폭염과 함께 ‘더러운 화장실’, ‘썩은 달걀’ ‘들끓은 해충’ 등의 추악한 모습과 함께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우리 전북은 애꿎게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고 세계 10위권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의 국격도 여지 없이 무너져내렸다. 

세계의 미래를 짊어질 수만명의 전 세계 아이들을 초청해 놓고, 숨 막히는 땡볕속에 나무 한 그루 없는 허허발판에서 고통을 겪어야 했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TV에 나오는 모기 등 해충으로 뜯긴 아이들의 다리를 보면서 아이들 부모들은 얼마나 놀라고,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 대해 얼마나 실망했을 것인가. 급기야 영국과 미국 등이 철수해 이미 반쪽자리 대회가 돼버리고 국제적인 망신 대회라는 불명예를 안고 말았다.

중앙 및 지방의 대회 관계자들에게 정말 묻고 싶다. 행사 준비기간이 6년이나 되는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있는가. 더럽기 짝이 없는 화장실, 부패한 음식, 방역, 의료 등 아주 기본적인 문제들,  전 세계로 중계된 이같은 국가망신 사례들에 대해 무어라 설명할 것인가. 

수십년이 지난 옛날, 우리들의 가난했던 시절, 악취가 풍기는 재래식화장실을 사용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텀벙댈때마다 엉덩이를 들썩거리던, 결코 잊혀지지 않는 그런 모습의 일면을, 전 세계 아이들에게 보여준 꼴이다. 아이들은 선진국으로 생각했던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이며 두고 두고 이를 기억하지 않겠는가. 

더구나 아이들은 이처럼 고통을 겪고 있는데, 대회 집행부 요원들은 인근 시원한 펜션을 통째로 빌려 사용했다는 보도에다 99건에 이르는 공무원들의 잼버리 관련 해외출장 대부분이 잼버리 대회와 무관한 유명관광지가 포함된 외유성 관광이라니 그저 허탈할 뿐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물론 대회를 유치한 전북도에 책임이 크다고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대회라는 이 큰 행사를 치르는데 중앙정부가 그동안 이를 거의 방치하다시피한 책임 또한 크다고 할 것이다.

내 고향 우리 전북을, 새만금을, 전세계에 멋지게 알릴 수 있는 이 좋은 기회를 걷어차버린 사람들, 이들 때문에 애꿎게도 전북인들은 마음 속으로 울분을 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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