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몰 군경유족회에서는 6.25 전쟁 휴전 조인 및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행사로 휴전선 155마일 종주행사를 실시하는데 올해로 21번째를 맞이하였다.

전국에서 전몰군경 유자녀 460여명이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 광장에서 자유, 민주, 평화통일 결의를 위한 발대식을 하고 22대의 버스로 임진각을 향해 출발하였다.

  동부전선을 지나며 높은 산과 계곡에서 70여년전 북한군과 우리 아버지들의 전투상황을 상상해봤다. 오후 6시 화천군 군부대(7사단)에 도착하여 저녁 식사 후 강당에 모여 7사단의 창설과 6.25 전쟁 당시 38선에서 휴전선까지 북쪽으로 35km를 진격하는데 25차례의 큰 전투를 치렀다는 설명을 듣고 아버지 생각이 났다. 나의 아버지는 6.25 전쟁이 한창인 1951.8.8.입대하여 1952.1.27. 양구지구 전투에서 전사하였다. 아버지는 내가 오늘 하룻밤을 보낼 7사단 소속이었다. 전쟁 당시 아버지가 적의 흉탄에 쓰러지셨음을 생각하니 잠이 들지 않았다. 

다음날 철원군 철의 삼각지 광장에서 6.25전쟁 호국영령에 대한 추모제를 지내고 임진각을 지나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자유 민주 평화통일 결의대회를 마치고 행사는 끝났다.

1950년 6월25일부터 1953년 7월27일 오전 10시까지 3년 1개월 즉 1,129일 동안 계속되었던 6.25 전쟁은 중단되었다.

1953년 7월27일 종전(終戰)이 아닌 정전(停戰)으로 휴전협정이 체결된 것이다. 70년전 7월27일 10시 포성이 멈췄을 때 정전협정에 조인한 클라크사령관은 “나는 승리하지 못하고 정전에 조인한 첫 미국사령관이 되었다” 고 탄식했다. 38선에서 시작된 전쟁이 38선 부근에서 끝났기 때문이다.

휴전 협상을 진행할 때 이승만 대통령은 북진통일을 주장하며 협상을 반대하였다. 이는 한미방위조약 체결을 이끌어 내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지금 한미동맹 70년이라고 한다.

아버지는 6.25 전쟁으로 조국 대한민국이 위태로울 때 조국의 부름을 받고 젊은 나이에 목숨을 바쳐 우리나라를 지켜 내셨다. 그때 만약 6.25 전쟁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패했다면 1953년7월27일 정전협정도 없었고, 오늘날 우리 국민 모두는 북한의 김정은 밑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우리 국민 모두는 알아야 한다. 6.25 전쟁은 끝나지 않고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것을, 휴전 후 70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나라는 세계 10위 경제 대국, 세계 6위의 군사 대국으로 성장하였지만, 북한은 평양에서조차 굶어 죽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김정은 정권은 핵 개발과 각종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어 한반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국가 보훈부는 우리 아버지를 “6.25전몰군경” 이라 부르고, 우리 어머니를 “6.25전몰군경 미망인”이라 부르고, 우리를 “6.25전몰 군경유자녀”라 부른다.

“전몰(戰歿)”이라는 단어의 뜻을 이해하고 있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전몰:전쟁터에서 적과 싸우다 죽음)

전쟁터에서 적과 싸우다 죽은 자의 자녀들은 유공자 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여러 가지 복지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 전쟁터에서 싸우다 죽은 자와 부상당하고 살아 돌아온자 중 누구에게 보훈혜택을 더 주어야 할까요?

간단히 예를 들면, 상이군경에게는 TV시청료, 교통비는 면제되고, 전기료는 감면을 받고 있지만, 우리 군경유자녀에게는 혜택이 없다. 아버지가 전사하셨으니 자녀가 받아야 마땅하지 않은가. 

「국가보훈 기본법」 제3조2항에는 “국가보훈대상자란 희생·공헌자와 그 유족 또는 가족으로서 국가보훈관계법령의 적용대상자가 되어 예우 및 지원을 받는 사람을 말한다” 고 되어 있다.

  국가보훈대상자에 속하는 유자녀들도 같은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미망인이 돌아가시면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16조의3(6.25 전몰군경 자녀수당)에 따라 군경유자녀들에게 수당을 지급한다. 그런데 미망인이 돌아가신 날짜에 따라 수당을 3배나 차이나게 지급하고 있다. 

어머니가 1998.1.1. 이전에 사망한 유자녀는 월 1,307천원, 1998.1.1. 이후 사망한 유자녀에게는 월 439천원을 지급하고 있다. 후자를 “신규 승계 유자녀”라고 부르며, 2016년 114,000원을 처음 지급하였을 때는 10배나 차이가 났었다. 어머니가 조금 더 오래 사셨다는 게 그 이유다. 

진정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유공자의 명예와 그 가족을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을 위해서는 유자녀들의 차별을 없애야 한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보훈 정책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국가에 위기가 닥쳤을 때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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